불꺼진 '윤미향 의원실'..김태년 "소명 불충분, 수사 중이라"(종합)
尹 거취 놓고 당원들은 여전히 갑론을박..통합당 "국정조사·퇴출운동"
(서울=뉴스1) 김진 기자,한재준 기자 =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위안부 피해자 지원 활동과 관련한 의혹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의 해명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윤 의원의 거취를 놓고 정치권의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미래통합당의 국정조사 실시 요구를 일축하고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윤 의원에 대한 의혹은) 국정조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윤 의원의 의혹 해명 기자회견과 관련해서는 "나름 본인은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소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무엇보다 검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어서, 아마 본인의 소명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보실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는 엄청 큰 규모의 액수를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서, 아주 많은 건을 검찰에서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서, 검찰의 수사는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며 "책임있는 기관에서 일을 진행하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의 소명이 어느 정도 이뤄진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제 의견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며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어서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을 아꼈다.
윤 의원은 정의연 이사장 출신으로,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시민사회 비례대표 추천 후보로 당선됐다. 이후 민주당과 시민당의 합당으로 그의 당적은 민주당에 속하게 됐다.
윤 의원에 대한 의혹은 지난 7일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에서 '기부금 불법유용' 의혹이 제기된 이후 빠르게 늘어났다.
11일간 잠적했던 그는 21대 국회의원 임기 개시 전날인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40분가량 해명에 나섰고, Δ정의연의 위안부 피해자 지원 활동 Δ안성 힐링센터(쉼터) 고가매입 Δ2015년 한·일합의 사전 인지 Δ남편 신문사와 정의연의 사업 연계 Δ류경식당 해외 여종업원 월북 권유 Δ개인계좌를 통한 정의연 모금 활동 Δ경매 아파트 매입 자금 출처 Δ자녀 유학자금 출처 등에 대한 의혹에 입장을 밝혔다.
윤 의원이 끝내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정치권에서는 그의 거취를 둘러싼 논쟁이 더욱 불붙고 있다.
앞서 '사실 확인 우선' 기조를 세운 민주당은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혔지만, 통합당은 국정조사 또는 국민 주도의 '퇴출 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검사 출신인 김웅 통합당 의원은 전날(30일) 페이스북을 통해 "흥건한 땀이 아니라 증빙자료를 제시했어야 했다"며 "굳이 개인계좌를 사용한 이유와 그 사용처를 밝히지 못하는 한 횡령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의 권리당원들 역시 윤 의원의 거취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한 당원은 이날 오후 "민주당의 행태가 통합당과 뭐가 다른지 구분이 안된다"며 "윤미향이 의원직을 유지하는 이유, 이 사람이 민주당에 있을 이유를 알려달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반면 또 다른 당원은 윤 의원에 대한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이 할머니를 "30년 인연의 끈을 놓아버린 그 할머니"라고 표현하며 "윤미향님 힘내라"고 적었다.
윤 의원은 임기 이틀째인 이날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 입주를 완전히 마치지 못한 상태다.
다른 의원실들이 문을 활짝 열어놓고 분주하게 짐정리를 하는 모습과 달리, 5층에 자리잡은 윤 의원의 의원실은 오전 10시쯤 불이 꺼진 채 굳게 잠겨 있었다. 오전 11시30분쯤에는 짐을 운반하는 보좌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윤 의원이 모습을 드러내는 공식 일정은 오는 5일로 예상되는 21대 국회 첫 본회의가 될 전망이다. 첫 본회의에서는 21대 전반기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첫 본회의에 21대 국회의원들이 참석하는 게 맞다"면서도 "실제 참석 여부는 윤 의원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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