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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쏜 유인우주선..민간 우주여행시대 '활짝'

신현규 입력 2020.05.31. 17:42 수정 2020.06.0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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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크루드래건' 두명 태우고 성공리 발사
우주비행사 헐리·벤켄 태운채
400km위 우주정거장 도킹 성공
길게는 4개월간 임무 수행
스페이스X 창업자인 머스크
'화성탐사' 목표 첫발 내디뎌

"이제 양초에 불을 붙이자!(Let's light the candle!)" 우주비행사 더글러스 헐리(53·더그)가 이렇게 외치자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T 마이너스 30초" 로켓 발사체인 '팰컨9' 기체에서 액화산소가 증발하며 연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점화! 가라 나사(NASA), 가라 스페이스X, 밥과 더그(우주비행사 두 사람의 이름)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이라는 외침이 현장에서 터져 나왔다. 방송을 중계하던 케이블채널 'C-SPAN' 아나운서는 "미국이 출항했다(America has launched)"고 외쳤다.

사상 처음으로 민간 회사 스페이스X가 사람을 태우고 우주로 갔다. 정부가 아니라 민간기업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것이다. 스페이스X와 협력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홈페이지 '론치(launch) 아메리카'를 마련하고 31일 오전 4시 22분께(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유인 우주선 '크루드래건'이 쏘아 올려지는 장면을 현장 중계했다. 유인 우주선을 우주로 쏘아 올린 나라는 미국 중국 러시아 등 3개국이 있지만 이제까지는 모두 정부 주도의 발사였으며, 민간기업이 주도한 경우는 전무했다.

모두 7명까지 탑승할 수 있는 유인 우주선 크루드래건에는 NASA 소속 우주비행사 헐리와 로버트 벤켄(49·밥)이 탑승했다.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드래건'은 31일 오후 11시 17분(한국시간) 400㎞ 상공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에 성공했다. 지상에서 우주정거장까지 민간에서 만든 로켓과 우주선으로 사람을 수송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것이 이번 우주 항해의 주 목적이다. 만일 이 두 사람이 안전하게 지구로 복귀하게 되면 이 우주선은 정기적으로 우주정거장을 오갈 수 있는 인증을 얻게 된다.

우주비행사 두 사람은 우주정거장에 도착한 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4개월간 머물며 우주정거장에서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발사의 성공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업자의 화성탐사 꿈이 첫발을 내디뎠다는 의미가 있다. 그는 2016년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스페이스X에 뛰어든 것은 누군가 나서서 로켓 기술을 발전시키지 못하면 인류가 지구라는 행성에 영원히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재활용이 가능한 로켓 시스템을 만들었고, 이를 활용해 우주정거장에 화물도 보냈다. 스페이스X가 만든 로켓 팰컨9은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고 효율이 높은 발사체로 알려져 있다.

팰컨9 위에 탑재된 우주선 크루드래건은 스페이스X가 팰컨9을 구상하면서 같이 디자인한 것으로 2014년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됐다. 테슬라 전기차처럼 버튼이 없고 터치스크린으로 모든 게 조작되는 차세대 우주선이다. 우주비행사 두 사람이 착용하게 되는 우주복은 3D프린터로 제작됐으며 턱시도와 슈퍼히어로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우주비행사 두 사람은 모두 NASA 우주왕복선 비행 경력을 가진 베테랑. 특히 헐리는 2011년 7월 미국의 마지막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호에 탑승한 데 이어 민간 우주여행 시대의 첫 서막을 여는 비행 두 번에 모두 참가하는 기록을 갖게 됐다.

코로나19 사태, 미·중 갈등, 미국 내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시위 등으로 정치적 타격을 받고 있는 미국 백악관은 이번을 계기로 전 세계에 우주 개척의 선구자라는 이미지를 한껏 드러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케네디 우주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강하다"며 "미국은 항상 으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바다를 건너 먼 땅으로 와 이 대륙을 개척한 것이 미국이었다"며 "우주를 개척할 미국의 최고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우주 개척에 대한 계획을 폐기하다시피 했던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이후 우주 개발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쏟아 왔다. 1993년 해체된 국가우주위원회가 2017년 부활한 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위원장에 앉히고 달 재탐사 목표 시점을 2028년에서 2024년으로 앞당기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진행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세계 최초의 우주인이라는 타이틀을 빼앗긴 미국인 우주비행사 앨런 셰퍼드는 로켓 속에서 4시간 동안 갇혀 있다가 이렇게 말했다. "이제 그만 문제를 해결하고 이 양초에 불을 붙이자!" 미국이 이날 불붙인 양초가 미국이 갖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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