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 지난주 평균 39명.. '경로 모른 감염' 증가 초긴장

이진경 입력 2020. 5. 31. 19:14 수정 2020. 5. 3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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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되돌아가나 / 쿠팡발 엿새 만에 확진 111명 / 이태원클럽 관련은 270명으로 / 깜깜이 확진 7.7%.. 한달새 두배 / 정부, 다중시설 이용 다시 중단 / 제조업·건설현장 등 점검 나서

지난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평균 확진자 수가 40명 가까이로 늘었다. 수치상으로 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시기로 되돌아갔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에 대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때 수준으로 방역조치를 강화해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간 코로나19 신규환자는 하루 평균 39.7명을 나타냈다.

39.7명이란 수치는 4월 초 수준이다. 3월22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한 뒤 98명(3월23∼29일)이던 일평균 신규환자 수는 4월 6∼12일경 39.3명이었다.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성과를 보이면서 한 달 전인 4월27일∼5월2일엔 9.3명까지 내려갔다.
선별진료소 북적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앙카라공원에 긴급설치된 워킹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상담과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여의도 연세나로학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학원이 있는 건물 방문자 약 3000명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남정탁 기자
지난주 추세는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 직전과 비교해 4배 이상 많아진 것이다.

이태원 클럽, 쿠팡 물류센터 등 집단감염이 잇따라 확인되고, 연쇄전파가 이어지면서 환자가 많이 증가한 영향이다.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은 현장 근로자를 통한 가족이나 지인 등 지역사회 ‘n차 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 관련 누적 확진자는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111명으로 집계됐다.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은 지난 25일 처음 환자가 확인된 지 엿새 만에 110명을 넘어섰다. 물류센터 근무자가 75명, 접촉자가 36명이다. 확진자는 모두 수도권에서 나왔다. 경기도가 48명으로 가장 많고, 인천 44명, 서울 19명이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이날 부평구 거주 A(39)씨가 코로나19 검체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타났다. 연수구에 있는 직장에 다니는 A씨는 먼저 확진된 회사 동료 B(26)씨와 지난 27일 다른 테이블에서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B씨가 23일에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쿠팡 물류센터 직원이 머물렀던 PC방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양구 주민 C(19·여)씨는 쿠팡 물류센터 근무자인 어머니(45)가 27일 확진된 후 진행한 1차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지만, 자가격리 중 코로나19 의심증상이 발현돼 다시 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판정됐다.

경기 용인에서는 전날 한 어린이집 교사인 30대 여성이 50대 어머니(수원 57번)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 57번 확진자는 지난 22일 지인이자 쿠팡 물류센터 근무자(구로구 38번)와 인계동 소재 건물 앞에서 10분가량 대화를 나눈 것으로 조사됐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도 계속 늘고 있다. 이날 12시 기준으로 전날보다 1명 증가한 270명이다. 인천 학원강사가 일한 세움학원의 학생 가족 1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지난 29일 경기도 부천시 부천오정물류단지 내 쿠팡 신선센터가 운영을 중단하며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집단감염 외에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잇따르고 있어 방역당국을 더 힘들게 한다. 5월17∼31일 신규확진자 418명 가운데 7.7%(32명)가 감염경로를 알지 못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보다도 더 높아졌다. 신규환자 중 감염경로 불분명 비율은 4월12일 3.2%, 4월26일 5.6%, 5월24일 6.6% 등으로 줄지 않고 계속 늘고 있다.

이날까지 8명이 확인된 한국대학생선교회 사례, 4명이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연아나 뉴스클래스 사례 등은 집단감염과 연결고리를 찾지 못한 채 감염경로를 조사 중이다.

경고음이 커지자 정부는 지난 29일 수도권에 한해 다음달 14일까지 모든 공공 다중이용시설 운영을 중단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극장 등은 이달 초 문을 열었다가 20여 일 만에 다시 문을 닫았다. 학원과 PC방, 노래방에는 운영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으면 영업을 할 수 없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입구에 관계자가 임시휴관 안내문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이와 함께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2주간 코로나19에 취약한 1만5000개 건설 현장과 2만3000개 제조업 사업장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또 콜센터, IT(정보기술)업종, 육가공업 등 취약 사업장 1700여곳, 대형물류센터 4000여곳도 점검해 방역조치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우리 방역망의 취약한 곳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빠르게 미비점을 보완하고 사각지대를 찾아내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활 속 거리두기에서 전면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로 복귀하는 대신, 위험시설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준하는 방역조치를 취하도록 해 확산을 막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이를 통해서도 코로나19 확산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확산세 차단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복귀 등 새로운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

이진경 기자, 인천=강승훈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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