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새 집단감염 12건..당국 "생활속 거리두기 조정 단계 아냐"

백민정 입력 2020. 5. 31. 19:23 수정 2020. 6. 1.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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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경로 불명 7.4%, 방역망 내 관리 80% 미만
"1일 신규 환자 50명 미만, 의료체계 감당 가능"
신규 입영장병 전수검사로 '선제적 대응' 강조
"최근 수도권 집단감염 사전 예측에 한계" 지적
23일 전북 전주시 전주동물원 내 드림랜드가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전주동물원은 정부의 '생활 속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동시관람인원 5000명 제한을 실시하며 운영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주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12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 2주(5월 17~30일) 방역 관리 상황을 평가해 31일 밝힌 내용이다.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 외에도 생명보험사, 교회, 요양원, 미술학원 등 10명 안팎으로 산발적으로 '소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한 사례가 12건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그 전 2주 간(5월3~16일) 발생한 집단 감염 건수가 1건(이태원 클럽)이었던 데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난 2주간 신규 확진 환자는 1일 평균 28.9명으로 이전 2주간의 18.4명에 비해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2주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 환자 비율이 7.4%로 상승했고, 방역망 내 환자 발생 비율도 80%대 미만”이라고 덧붙였다. 방역 당국의 목표치를 모두 벗어난 수치다.

방역당국은 ▶1일 평균 신규 환자 50명 미만 ▶감염 경로 불명 사례 5% 미만 ▶방역망 내 관리 비율 80% 이상 등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 3~4월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이달 초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할 때도 이 기준을 근거로 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대본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장관은 “지난 2주간 전반적인 위험도는 상승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전국적인 ‘생활 속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근거는 1일 평균 신규 환자 수다. 지난 2주간 1일 평균 신규 환자(28.9명)가 기준(1일 평균 신규 환자 50명 미만)을 충족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현재 치료 중인 환자수(격리 중)도 793명으로 치료 체계의 여력도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방역 관리 위험도 평가 지표 중 두 가지 기준을 어느 새 넘어선 만큼 당국의 선제적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날 브리핑에서도 소규모 집단 감염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큼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쪽으로) 선제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없는지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

박 장관은 당국의 선제적 대응의 예로 신규 입영장병 전수조사를 거론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 내 감염 수준을 간접적으로 따져보고 있다는 것이다.

18일 육군훈련소로 입소한 입영 장정이 PCR검사 전수조사를 위한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는 “매주 전국에서 6000~7000명의 신규 입영 장병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전수조사에서 양성자가 나오면 어느 지역의 젊은 층이 지역사회 전파를 일으켰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다행스럽게도 지금까지 1명만 제외하고 다 음성이었다”며 “그 (양성 판정이 나온) 1명도 대구 지역에서 온 사람으로 지난 2~3월 대구의 신천지 집단 감염 여파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학생 기숙사나 집단 시설에 대해서 PCR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이런 방법이 집단 발병을 사전에 막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의 일환인 만큼 수도권의 집단감염 사례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신규 입영장병 전수 조사 등을 통해 지역사회 전파를 사전에 예측하기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2주간 발생한 집단감염 사례는 원어성경연구회, 물류센터, 생명보험대리점, 요양원, 미술학원 등에서 발생했다.

29일 경기도 부천시 부천오정물류단지 내 쿠팡 신선센터가 운영을 중단하며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정기석(전 질병관리본부장)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산발적 집단감염은 우려스럽다”며 “이달 초 당국이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 체제를 전환한 뒤, 사람들이 다소 방심하면서 발병이 계속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쿠팡 물류센터 같은 집단감염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란 법도 없지 않느냐”며 “당국이 방역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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