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 고립 작전 "G7에 한국 초청하고 싶다"

정효식 2020. 6. 1. 00: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호주·인도·러시아도 초청 계획
한국 "사전통보 없어" 호주 "환영"
주최국 미국, 게스트 초청은 가능
G11 회의체 설립은 혼자 결정 못해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G7(선진 7개국) 정상회의에 한국 등 4개국을 초청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중국이 포함돼 있지 않은 G7에 한국·호주·인도·러시아까지 추가해 G11으로 넓힌 뒤 국제사회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민간 우주선 ‘스페이스 X’ 발사를 지켜본 뒤 돌아오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오는 6월 미국에서 열기로 예정된 G7 정상회의를 9월로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7이 지금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제대로 대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매우 시대에 뒤떨어진 국가들의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호주를 원하고, 인도를 원하며, 한국도 원한다”며 “이들은 아주 좋은 나라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략 G10 또는 G11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알리사 파라 백악관 대변인은 이를 놓고 “우리의 전통적인 동맹국이 한데 모여 중국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G7은 1977년 시작한 미국과 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선진 7개국 회의다. 1998년 러시아도 포함시켜 G8이 됐지만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점령으로 참가 자격을 박탈했다. 이런 G7에 참가국을 대폭 늘려 최소한 올해는 ‘중국 견제’ G11으로 만들겠다는 시도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초청 대상으로 거론한 한국·호주·인도는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전략의 주요 축으로 삼으려는 국가들이라 백악관의 ‘중국 봉쇄’ 의도가 더욱 분명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초청 대상국 정상들에게 ‘대략적으로’ 초청 구상을 꺼냈다.

뉴욕타임스는 하지만 “G7 주최국 대통령으로서 게스트 자격으로 원하는 나라 정상을 초청할 수는 있지만, 공식적으로 G11 회의체로 바꾸는 건 혼자서 결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러시아 재가입 등은 G7 나머지 회원국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초청이 G7을 영구적으로 확대하려는 노력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 의사를 놓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앞으로 미국 측과 협의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G7 참여에 대한 사전 요청 여부에 대해선 “사전에 통보받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반면에 초청국으로 함께 거론된 호주 정부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호주 정부 대변인은 이날 G7 회의 공식 초청을 환영하며 참석 의사를 밝혔다. 또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미국 정부 사이에 사전 접촉이 있었다고도 알렸다.

◆홍콩 특별대우 박탈 일정은 공개 안해=트럼프 대통령의 ‘4개국 초청 구상’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일국양제(一國兩制)’ 약속을 ‘일국체제’로 대체했다”며 “행정부에 홍콩에 특별대우를 박탈하는 절차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홍콩에 부여했던 관세·비자 특혜를 없애겠다는 예고다. 또 홍콩 보안법 제정에 관여한 중국·홍콩 관리 제재와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불공정 관행 조사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단,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 특별대우 박탈의 세부 시행 일정을 공개하진 않았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행정명령에 세부적으로 어떤 내용을 어떤 일정으로 담아 중국 압박에 나설지가 관건이 됐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