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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나리오, 암울" 전문가 3인의 2차 대유행 전망

최예슬 김영선 기자 입력 2020.06.0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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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3인이 말하는 코로나 전망·대비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시나리오는 암울하다. 과거 인류 역사를 위협했던 감염병들이 그랬듯 2차 대유행은 이전보다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가을철 인플루엔자 유행과 겹쳐 국민 10명 중 1명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우리의 2차 대유행 대비책이 적절한지 총체적인 점검과 치밀한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기다. 국민일보는 전문가들에게 2차 대유행의 전망과 대응책을 들어봤다.

▒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날씨, 주요 변수 아닌 부차적인 것…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 높여야”


김우주(사진)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도권 곳곳의 집단감염 상황을 봤을 때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가을 이전에라도 불시에 올 수 있을 것 같다”며 “수도권에 한해서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가 중동, 동남아 같은 더운 나라에서도 유행하는 걸 보면 날씨는 부차적인 것이지 주요 변수가 아니다”며 “사람들이 대부분 면역력이 없기 때문에 백신 없이는 인구의 60~70%가 집단면역이 생길 때까지 (유행이) 계속 돌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2차 대유행이 발생하면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더 커질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추워지면서 사람들이 실내로 모이고 그만큼 밀집도가 올라가는 부분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2차 대유행을 앞둔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건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회귀라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이태원 클럽이나 쿠팡 물류센터 집단발생 모두 생활방역으로 전환하자마자 터졌다”며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 같은 방역수칙을 지키는 정도가 낮아지면서 지역사회에 은밀히 퍼져 있던 코로나19가 변화된 조건과 맞아떨어지면서 규모가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에선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안전한 쪽을 택하는 게 맞는다”며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진 지금의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역설했다.

정부의 상황인식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우려를 표했다. 감염자 추적이 어려웠던 이태원 사태와 달리 물류센터는 방역당국 통제 내에서 관리될 수 있다는 정부 설명과 관련, 김 교수는 “일종의 확증편향”이라고 일갈했다. 물류센터 직원들이 이태원 클럽 방문자보다 연락이 잘되는 건 맞지만 확진자 대다수가 증상이 있는 채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했을 것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로 퍼진 부분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태원 사태도 발병 17일 만에 7차 감염까지 생겼는데 물류센터도 충분히 그렇게 전개될 수 있다”며 “국민 불안을 잠재우겠다고 정부가 유리한 것만 부각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 전병율 차의과학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전국 단위로 확산될 가능성… 신속진단키트 활용 고려해야”


전병율(사진) 차의과학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차 대유행이 예고되는 이유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코로나19와 증상이 비슷한 감기, 독감 등 다른 호흡기 질환까지 겹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사람이 폭증하고 유행 지역도 대구, 경북에 국한됐던 1차와 달리 전국 단위로 확산된다는 얘기다. 전 교수는 “방역 당국이나 시민 입장에선 기침이나 발열 증상이 보이면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해야 하는 건데 전체 인구의 10%만 감기에 걸려도 검사 대상이 500만명”이라며 “이를 감당할 물자나 의료인력이 지금으로선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했다.

그는 “소위 ‘n차 감염’을 일으키는 코로나19의 특성상 확진자와 그의 접촉자, 접촉자 중 확진된 사람의 또 다른 접촉자 등 엄청난 혼돈에 빠지는데 여기에 감기, 독감 환자도 일단은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이니까 그동안 코로나19 검사를 안 한 사람이 대거 검사 대상이 되는 격”이라며 “이런 상황이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게 2차 대유행”이라고 했다.

2차 대유행에 가장 시급하게 준비해야 할 부분을 전 교수는 물자 확보라고 했다. 정부는 2차 대유행을 대비해 현재 하루 2만여건의 검사 분량을 2만5000여건으로 늘릴 예정이지만 전 교수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는 “전국에서 환자가 쏟아지고 모든 병원에 비상이 걸릴 것”이라며 “마스크와 고글, 글러브는 물론 코로나19 검사를 할 때마다 갈아입어야 하는 의료진 방호복을 충분히 비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단 방식도 지금의 유전자 검사가 아닌 신속진단키트를 쓰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 교수는 제안했다. 그는 “유전자 검사로는 폭증하는 환자 수를 감당할 수 없다”며 “미국이 신속진단키트를 쓴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 확충을 위해 의대, 간호대생의 졸업시험 면제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과거 감염병 2차 유행 때 더 강해… 지역별·시설별 선제 조치 필요”


최재욱(사진)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금의 생활방역위원회로는 2차 대유행을 대비할 수 없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영향을 미치는 경제, 산업, 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마스터플랜’을 짜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교수는 “스페인 독감 등 과거 다른 감염병의 사례를 봤을 때 2차 유행의 전파 크기가 1차보다 더 컸다”며 “(코로나19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무방비 상태로 있었을 때와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코로나19가 다소 잠잠해진) 6~8월 여름에 (2차 유행을) 준비하지 않으면 1차 때보다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종 감염병이라는 게 타지에서 유입되는 것인 만큼 초기에는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관리가 가능하지만 2차 유행은 1차 때 지역사회에 퍼졌던 바이러스가 특정 상황에 맞춰 발현하는 것이어서 언제 어디서 유행이 시작될지 알 수 없고, 이런 이유로 코로나19의 위험 지역을 이젠 전국으로 확대해서 봐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최 교수는 우선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독감과 함께 진행될 가능성을 고려해 의료기관에서 시행할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 인구밀집 정도에 따라 지역별, 시설별 세부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과 경기 등 대도시 밀집지역이 가장 위험할 것이고 대도시 중에서도 이태원 클럽처럼 밀폐된 공간에 다수가 모이는 시설이 더 위험할 것”이라며 “업종별, 기업별로 위험도를 평가해 선제적으로 조치해야 할 사항을 알려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항체조사를 기반으로 전국 현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최 교수는 덧붙였다.

장기간 이어질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국민의 협조를 이끌어낼 방법과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파급효과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최 교수는 역설했다. 최 교수는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등 각 부처가 모인 자리에서 방역 당국이 제시하는 원칙을 사회 곳곳에 어떻게 반영할지 세부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예슬 김영선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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