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때문에 베트남 중국 외교 관계 파국 치닫나

중국 남중국해 새 ADIZ 발표 계획..다른 동남아국과도 갈등예상

[파이낸셜뉴스]

중국이 남중국해(베트남명 동해)에서 새로운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공식별구역은 국제조약이나 기관에 의해 정의되거나 규제된 것은 아니지만 국가 안보를 위해 항공기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행하는 공역이다. 중국이 새 ADIZ를 선포하게 되면 가뜩이나 남중국해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베트남과의 외교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파라셀(베트남명 호앙사)제도와 스프래틀리(베트남명 쯔엉사)제도 등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의 섬들을 포함시킨 새 ADIZ 선포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이 정치외교적 고려 때문에 남중국해에 대한 ADIZ 선언을 늦춰왔지만 선언이 임박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인민해방군(PLA) 소식통은 "중국은 지난 2010년부터 이 같은 계획을 수립해 왔다"면서 "이를 발표할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해군사관학교의 전 강사 루리시는 "지난 몇년간 지속돼온 중국의 인공섬, 특히 파이어리 크로스와 수비, 미스치프 등 암초 위에 건설·개발된 활주로와 레이더 시스템이은 모두 새 ADIZ 선포 계획을 위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최근 위성사진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KJ-500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KQ-200 대잠초계기를 파이어리 크로스 암초에 배치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전투기가 배치되면 조기경보기와 대잠초계기와 더불어 ADIZ 초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중국의 퇴역 해군 전문가 리제(李傑)도 "중국은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이 들면 더 빨리 새 ADIZ 발표를 할 수도 있다"면서 "동중국해의 경우 중국은 외국 항공기들에 대한 추적 능력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았지만 ADIZ를 선포했었다"고 말했다.

군사 소식통들은 중국의 새로운 ADIZ 발표가 미국과의 긴장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베트남 등 동남아 이웃국가들과의 관계를 상당히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싱가포르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의 드루 톰슨 수석 연구위원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ADIZ를 발표하는 것이 오히려 중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DIZ 선언은 지금까지 인공섬 개발과 군사화 등 중국의 도발을 대부분 묵인해 왔던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심각한 손상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베트남 #동남아 #남중국해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