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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태영호 곁 권총 찬 경찰 24시간 경호..물잔까지 검사한다

현일훈 입력 2020.06.01. 14:39 수정 2020.06.0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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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보다 경호가 더 삼엄하다.” “식사 자리에서 물잔도 검사하더라.”
21대 국회에 입성한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의 경호를 두고 1일 정치권에서는 이런 말이 나왔다. 탈북민 최초 지역구(강남갑) 의원인 그가 의정 활동 시작과 동시에 최고 수준의 경호를 받으면서다. 태 의원은 전날(5월 31일) 보좌진들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909호실로 이사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경찰 경호 인력이 6명이나 투입됐다.

태영호(오른쪽 두 번째) 의원이 4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당선인 워크숍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회와 경찰 등에 따르면 태 의원은 동선에 따라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관의 24시간 경호를 받는다. 이들에게는 무기 소지 출입허가를 내줬다. 국회 전자출입 시스템에 등록해 근접 경호도 지장이 없도록 했다. 경찰은 경호 대상의 중요도를 고려해 ‘가·나·다’로 분류하는데 태 의원은 ‘가급’이다. 근래 탈북한 인사 중 가장 고위급(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이기 때문이다. 국회 관계자는 “국무총리급에 준하는 경호”라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가급 경호는 2인 1조로 진행한다. 야간에는 1명이 당직을 서는 형태지만 태 의원의 경우 경호 인력이 통상적 경우보다 더 많다. 태 의원실 관계자는 “경호 경찰관도 관할 경찰서의 지원을 받지 않고 서울경찰청에서 직접 챙긴다”며 “의원실 안에도 총기로 무장한 경찰들이 순환 근무하는 식으로 상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 때는 경호원들이 회의장 밖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회의장 안에서는 국회 경위들이 대신 경호 업무를 맡는다. 경찰을 포함한 경호 인력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태 의원의 경호 인력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국가 보안 사항이기 때문이다. 태 의원은 이동할 때도 여러 대의 차량을 한꺼번에 움직이는 식으로, 태 의원이 어느 차량에 탔는지 모르게 하고 있다. 태 의원실 관계자는 “신변 위협이 있는 태 의원은 식사 자리에서도 물컵 등은 별도 검사를 할 정도로 경호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16일 북한은 태 의원을 향해 “천하의 인간쓰레기”라고 비난하는 등 적의를 계속 드러내고 있다.

태 의원보다 앞서 망명해 북한 실상을 폭로해 온 이한영은 1997년 2월 성남 분당의 자택 엘리베이터 앞에서 권총을 맞고 숨졌다. 이 직후(1997년 4월) 망명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한국에서 자연사할 때까지 암살 위협에 시달리며 살았다.

서울 강남구갑에 출마한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4월 15일 서울 강남구 선거사무소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태 후보 승리로 예측되자 지지자들과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황 전 비서 이후 최고위급 탈북자로 주목을 받아온 태 의원은 이번 총선에 통합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는 2015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형인 김정철이 런던에서 가수 에릭 클랩튼의 공연을 보러 왔을 때 3박 4일 동안 수행하기도 했다. 2016년 7월 한국으로 망명했다.

태 의원은 소속 상임위에 대해선 “외통위 1순위, 기재위 2순위로 지원했다”며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골자로 하는 법안을 곧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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