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vs 제프 베이조스, IT공룡들의 우주경쟁..다음은 '달착륙'

김승준 기자 입력 2020. 6. 2. 07:30 수정 2020. 6. 2. 08: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로켓 수직 착륙 기술·민간 유인우주선 일론 머스크 승리
'대중적 민간 우주여행'..제프 베이조스가 앞서
30일(현지시간) 발사 직후 대지를 박차고 이륙하고 있는 스페이스X.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어느 사춘기 청소년은 SF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감명 깊게 읽었다. 다른 고등학생은 졸업생 대표로 지역 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우주 호텔·공원·거주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이들은 자라 '민간 우주 산업' 분야에서 만나게 된다. 소설을 읽은 청소년은 테슬라, 스페이스X(SpaceX)의 일론 머스크고, 우주 호텔을 이야기한 이는 인터넷 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다.

제프 베이조스는 2000년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을 세우고 후손을 위해 지구를 보존하기 위한 우주개발에 나섰다. 2019년 열린 아마존의 '리:마스 테크 콘퍼런스(re:MARS tech conference)'에서 "우주의 자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달이 제격이다"며 "지구의 중공업을 우주로 옮기고, 지구는 주거와 경공업 중심으로 재편해야한다"고 구상을 밝혔다. 반면 일론 머스크는 2016년 처음 계획을 밝힌 이래로 인류의 영토를 넓히는 화성 이주 계획을 주장해 왔다.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 개발 목표는 달랐지만 기술적 방법론은 같았다. 바로 '재사용 가능한 로켓을 통한 단가 절감'이다. 로켓 재활용의 핵심 기술인 수직 착륙은 2012년 스페이스X의 그래스호퍼가 32m 정도 올라갔다 수직으로 내려오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스페이스X의 그래스호퍼의 수직 이·착륙에 성공하는 높이를 조금씩 올려가는 중 2015년 11월 제프 베이조스가 깜짝 발표를 했다.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호가 지구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로 불리는 100㎞ 상공까지 올라갔다가 수직 착륙에 성공했다. 일론머스크는 "제프 베이조스와 그 팀에게 축하를 전한다"면서도 "궤도와 준궤도(경계점)는 다르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트윗을 남겼다. 인공위성 수송이나 우주여행을 위해서는 적어도 지구 궤도(표면에서 200㎞ 이상)에 도달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바로 다음달인 2015년 12월 민간 최초로 위성을 지구괘도에 올려놓고 로켓을 수직 착륙시키는 데 보란 듯이 성공했다.

블루 오리진의 뉴셰퍼드 로켓이 2일 (현지시간) 텍사스 주 밴혼의 웨스트텍사스 발사장에서 발사되고 있다.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우주개발업체 블루 오리진의 뉴셰퍼드 시험발사는 2015년 이후 이번이 11번째이며, 이륙 후 10분간 포물선을 그리며 비행한 뒤 무사히 귀환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의 경쟁으로 '뉴 스페이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이는 정부가 개발 사업을 제시하고 민간이 개발사업을 수주해 민간기술개발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정부가 정책적 목적을 가지고 주도하며 소수의 전문 대기업이 보조하는 오래된 방식(Old space, 올드 스페이스)과 구분할 수 있다. 이 시점을 기점으로 위성 발사 대행 사업이 산업화되며 큐브 위성 같은 소형위성 발사도 활발하게 진행돼 우주가 민간에게도 활짝 열렸다.

현지 시간 5월30일 '크루 드래건' 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며 첫 민간 유인 우주선 타이틀은 일론 머스크에게 돌아갔다. 민간 최초의 '유인 우주선 발사 경쟁'도 일론 머스크가 이긴 것이다.

반면 '민간 우주여행'에 대한 접근성은 제프 베이조스가 앞서고 있다. 스페이스 X는 발사체와 우주 항공 운송 위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반면에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은 지구와 우주의 경계선(상공 100㎞)을 살짝 넘는 106㎞ 상공까지 올라가 준궤도 지역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블루오리진을 이 상품에 약 20만에서 30만 달러의 요금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반면 스페이스X의 경우에는 지구 궤도를 비행하는 상품을 계획 중으로 요금은 최소 백만 달러를 책정해두고 있다.

현재 블루오리진과 스페이스X가 진행 중인 경쟁은 '저궤도 위성 인터넷망 프로젝트'와 '달 탐사'가 대표적이다.

저궤도 위성 인터넷망은 지구의 저궤도에 위성을 쏘아 올려 전 세계를 대상으로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스페이스X는 2016년에 '스타링크'라는 이름으로, 블루오리진은 2019년에 '카이퍼'라는 이름으로 위성 인터넷망 구상을 밝히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1972년 12월 미항공우주국(NASA) 달 탐사.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임기 마지막 해가 될 2024년을 목표로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를 추진하고 있다. 5월1일 미항공우주국은 스페이스X·블루오리진·다이네틱스(Dynetics) 3개 회사를 달 착륙선 개발 후보로 선정하고 향후 10개월에 걸쳐 기본 개념 설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한편 제프 베이조스, 일론 머스크와 함께 민간 우주 개발의 선봉으로 꼽히던 리처드 브랜슨 버진 그룹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자신의 우주에 대한 야망을 담은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의 주식을 매도해 그룹 주력 부문인 항공사 위기에서 촉발된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seungjun241@news1.kr

Copyright©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