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하게 불타오른 코스피, 개미들 1조3000억 팔아치웠다
“지난 수 년간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일어났던 강세장이 주식시장에서 생길 것 같다”(증권업계 임원 A씨)
3일 한국 증시는 코로나 공포 속에 탄생한 완벽한 불마켓(강세장)이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87% 오른 2147.03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전날보다 3.32% 올라 2156.55까지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가 얼마나 힘이 센 황소(강세)였는지는 주식을 사고 판 거래대금 규모가 확실하게 보여준다. 이날 코스피 거래대금은 16조8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종전 최대 기록(2020년 5월 28일, 14조48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양대 시장 거래대금도 28조원을 돌파해 역대 최대였다. 아시아 증시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지만, 상승폭은 일본(1.29%), 중국(0.1%), 대만(1.7%) 정도여서 한국 코스피만큼 화끈하게 불타오른 곳은 없었다.
모처럼 기관과 외국인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각각 1조1400억, 2000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이면서 대규모 매수세를 보였다. 반면 개인은 1조3000억원 넘게 보유 주식을 팔아치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는 개인 순매도 금액 기준 역대 4위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개인들은 코로나 확산 위기 이후에 무섭게 사들였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은행주 등과 같은 우량주를 대거 팔아치웠다.
코로나 공포장에 참전한 개미들은 쏠쏠한 차익 실현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2일부터 6월 2일까지 개인들의 삼성전자 평균 매수 단가는 4만9000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날 삼성전자 종가는 5만4500원이므로, 약 11.2%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8.4%에 달한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개미들의 화끈한 승리를 기념하자는 의미에서 ‘6·3절’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한국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6% 넘게 급등해 5만4500원에 마감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종가 기준 직전 최고가는 지난 3월 11일(5만2100원)이었는데, 약 3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코스피 시총 2위인 SK 하이닉스 역시 전날보다 6.5% 오른 8만8700원에 장을 마쳤다. 역시 지난 3월 10일(8만9100원) 이후 3개월 만의 최고가였다.
이렇게 실물경제와 동떨어지게 주가가 급등하는 것은 제로금리 시대에 갈 곳이 없어서 떠도는 자금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국내 부동자금 규모는 1100조원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 맞춰 부동자금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지는 추세다. 정부가 증시 안정화 차원에서 9월 중순까지 한시적으로 공매도(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것)를 금지시킨 것도 주가 상승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관계자들은 이날 불꽃튀는 주가 급등세가 겁이 날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 급락장에 겁이 나서 참여하지 않아 수익을 내지 못한 사람들의 분노 매수가 이어지고, 주식맛을 본 참전 개미들이 시장에 계속 머물면서 주가가 예상보다 더 많이 오를 수도 있다”면서 “뭘 사도 돈을 버는 오늘 같은 주식장을 맛본 개미들은 코스피가 2200으로 올라도 계속 유망 종목을 찾아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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