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환자 모두 가와사키 증후군"

백민정 2020. 6. 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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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미국 등 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
정확한 원인 몰라 '어린이 괴질'로 불려
가와사키병 쇼크증후군과 증상 유사해
4월달 미국 소아과 학회가 발표한 가와사키 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모습. 생후 6개월의 이 아이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미국 소아과 협회 제공]

지난달 국내에서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 사례로 보고된 환자 2명 모두 가와사키병 쇼크증후군이었던 것으로 결론났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문가 자문단 검토 결과, 2건 모두 다기관염증증후군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4월 영국에서 처음 보고된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발병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어린이 괴질'로도 불렸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기준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사례는 유럽에서 약 230건 보고됐고 사망자 2명이 나왔다. 미국에선 102건의 보고된 사례 중 사망자는 3명이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보고된 사례가 없다.

이처럼 세계 각국에서 발병 사례가 늘며 불안감이 높아지자, 방역 당국도 지난달 25일 감시 체계를 가동했고, 지난달 26일 2건의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11세 남자 아이는 3월 9일 필리핀에서 귀국한 뒤 4월 26일 발열, 29일엔 발진과 복통, 쇼크가 발생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후 회복돼 지난달 11일 퇴원했다. 4세 여아도 지난달 12일 발열 후 결막충혈, 복통, 저혈압 등이 발생해 입원 치료 후 30일 퇴원했다.

정 본부장은 "11세 남아의 경우 3월초 필리핀에 체류해 코로나19 노출력이 있었지만 PCR(유전자 증폭검사) 및 중화항체 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확인돼 다기관염증증후군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어린이 다기관염증증후군.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어 "4세 여아도 PCR 및 중화항체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됐고, 코로나19 노출을 의심할 특별한 위험요인도 없었다"고 밝혔다. 중화항체 검사를 통해서는 과거 코로나19 감염력을 확인할 수 있다.
해외의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환자들은 대부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등 코로나19와 연관성이 있지만, 의심 사례로 보고된 국내 두 환자는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만큼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사례정의에 따르면 만 19세 이하 소아·청소년에서 38도 이상의 발열이 24시간 이상 지속하고, 두 개 이상의 다기관 장기를 침범한 중증 상태여야 한다. 또 염증의 원인이 되는 다른 병원체가 확인되지 않아야 하고, 현재 또는 최근 코로나19 감염의 증거가 있거나, 발병 전 4주 이내에 코로나19에의 노출력이 있어야 한다. 이상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다기관염증증후군에 해당한다.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 환자가 앓았던 가와사키병은 5세 미만의 소아에게 주로 발생하는 원인불명의 급성 혈관염 질환으로, 발열·발진·충혈·복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의료진에 따르면 외양상 증상이 다기관염증후군과 비슷하다. 가와사키병은 우리나라에선 연간 4000~50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 배석한 김예진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소아·청소년은 7~8% 정도이고 다른 국가에서도 4% 이하"라며 "이 중 이런 염증증후군이 발생한 경우는 아직은 소수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4월달 미국 소아과 학회가 발표한 가와사키 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모습. 생후 6개월의 이 아이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미국 소아과 협회 제공]

정 본부장은 "지난달 두 건 의심 사례 보고 이후 1명이 더 추가로 보고됐지만, 역시 다기관염증증후군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며 "방대본은 앞으로도 국외 동향을 파악하고, 국내 발생에 대한 감시·조사체계 운영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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