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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전보, 근무평정 등 종합해 결정..인사 불이익 아냐"..前 인사 담당 판사 증언

김채린 입력 2020.06.03. 18:22 수정 2020.06.0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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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판사 시절 대법원 재판연구관 근무 2년 만에 지역으로 전보된 것은, 근무평정 등을 종합해 결정한 결과일 뿐 '인사 불이익'은 아니라고 전 인사 담당 판사가 법정에서 증언했습니다.

이 의원은 과거 선거운동 과정에서, 판사 재직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를 비판하는 공개 토론회의 개최를 막아달라는 법원행정처 간부의 요구를 자신이 거절하자 지역 법원으로 전출됐다며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는 오늘(3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의 직권남용 혐의 등 사건 재판을 열고, 김연학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전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을 증인으로 소환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2015년 2월부터 2년 동안, 법원행정처에서 대법원장을 보좌해 법관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인사총괄심의관으로 일했습니다. 이수진 의원이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했던 기간(2015년 2월~2017년 2월) 동안, 판사들에 대한 근무평정과 전보 인사 업무 등을 담당한 것입니다.

오늘 재판에서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이수진 의원이 2017년 2월 법관 정기인사에서 대전지방법원으로 발령난 이유 등을 김 부장판사에게 물었습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은 근무기간 3년을 채운 뒤 일선 법원으로 발령나는 것이 통상적 관행이었는데, 이수진 의원은 재판연구관 근무 2년 만인 2017년 2월 대전지방법원으로 전출됐습니다. 이같은 인사 발령을 두고 이수진 의원은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당시 상고법원 추진 등 대법원의 일부 사법정책을 비판했던 판사들의 소모임(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 이하 '인사모')이 기획한 외부 연계 학술대회가 공개 개최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법원행정처 간부의 요구를 받고, 이를 막을 수 없다고 거절하자 의사에 반하는 부당한 전보 발령이 났다는 주장입니다. 이수진 의원은 인사모 구성을 주도하고 인사모에서 활동했던 판사 중 한 명이었습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인사모를 와해시키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인사모 소속 판사들에 대한 인사 불이익을 검토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습니다.

하지만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이수진 의원에 대한 인사 발령은 부정적 근무평정과 업무수행 능력 등 객관적 인사 요소에 따른 결과일 뿐, 인사모 와해 등을 목적으로 한 '인사 불이익'은 아니라는 취지로 반대신문을 이어갔습니다. 이수진 의원에 대한 인사 불이익은 사법농단 사건 공소장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법원행정처의 인사모 와해 시도가 있었다는 검찰의 주장을 탄핵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됩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변호인은 당시 이 의원의 평정표에 보고 건수와 야근 일수 등 재판연구관으로서의 업무 성과나 태도에 대한 부정적 내용이 많이 기재됐던 사실을 들었고, 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김 부장판사 역시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또 다른 재판연구관들과 근무평정을 비교한 결과, (인사에 있어) 개별 검토 대상이 됐었다고도 증언했습니다.

변호인은 또 김 부장판사가 '사법농단' 의혹이 제기된 2017년, 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에 이수진 의원의 전출 경위와 관련해 제출한 경위서를 언급했습니다. 이 경위서에는 "이수진 판사에 대한 인사 발령은 대법원 재판연구관의 증·감원 현황, 신규진입 공석 사정, (이수진 판사의) 업무 평정, 연구관 직위의 특성, 다양한 방법으로 파악한 (이수진 판사의) 업무 태도, 업무수행 능력, 수석재판연구관과 총괄재판연구관, 동료 재판연구관 등의 평판 등을 종합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기재된 사실이 법정에서 확인됐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오늘 재판에서도 경위서의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증언했습니다.

변호인은 이어 "증인은 당시 인사총괄심의관으로서 여러 인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수진 판사가 상당히 부정적이거나 부족한 면이 많아서 대법원 재판연구관에서 1년 일찍 지방법원으로 전보됐다고 생각하고 있냐"라고 물었고, 김 부장판사는 "그렇다"라고 답했습니다.

아울러 이 의원이 특정 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 인사모에서 활동한 사실이 전출 과정에 불이익하게 고려됐냐는 변호인의 질문을 받자, 김 부장판사는 "그 점은 고려사항이 아니다" "인사권자께서 그런 걸 말씀해주신 적도 없었다"라고 증언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또 대법원 재판연구관의 임기가 3년으로 반드시 보장되는 것은 아니고, 당시 법원행정처에서는 재판연구관 등 재판업무를 하지 않는 보직 인원 감축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김채린 기자 (di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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