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LNG선 '잭팟' 이면에..성과 내는 문대통령 '세일즈 외교'

최은지 기자 2020. 6. 4.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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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한-카타르 정상회담 후 관련기업 수주 본격화
원전 세일즈·대규모 국책사업 韓기업 참여 요청 등 '홍보대사' 성과 기대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한·카타르 정상회담에 앞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28/뉴스1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국내 조선 3사가 카타르 국영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으로부터 약 100척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를 따내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가 다시 조명되고 있다.

카타르페트롤리엄은 지난 1일 한국 조선3사인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과 LNG선 발주 관련 슬롯 계약(정식 발주 전 건조공간 확보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2027년까지 LNG선 100척 안팎의 건조종간을 확보한 것으로 원화로 약 23조600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주 규모에 '잭팟이 터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번 수주에 대해 중국과 일본을 뛰어넘는 대한민국 조선업계의 초격차 LNG선 기술력에 더해 문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가 든든하게 뒷받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날(2일) "한국 조선업계의 대규모 수주 계기는 지난해 1월 열린 정상회담이었다"라며 "방한한 카타르 에너지장관에 각 기업 수장이 직접 조선설비 기술력을 과시했고 이후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3개사가 물밑 협상을 벌여 대형 수주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본 조선 업계의 자조섞인 반응을 보도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방한한 타밈 빈 하마드 알 싸니 카타르 국왕과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카타르 국왕의 네 번째 공식 방한이었다.

당시 청와대는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이례적으로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의 발언을 소개했다.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 장관은 "현재 카타르는 50척을 보유하고 있는데 앞으로 60척가량을 새로 도입할 계획"이라며 "한국이 선박 수주 경험이 많고 기술력에서 정평이 나있는 만큼 앞으로도 LNG선 도입에 좋은 협력 관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뒤 이어진 공식오찬에는 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했고 이를 계기로 기업 대표들은 카타르 에너지 장관과의 대화를 기회로 본격적인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오찬에 참석했던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는 한국이 우선적으로 검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후 지난해 7월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가 카타르 도하를 방문해 국왕과 총리, 에너지 장관을 만나 LNG운반선 수주 등을 논의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에너지 장관이 방한해 이 총리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만나 에너지 관련 협의를 이어갔다.

여기에 한국이 제1위 LNG공급국이자 6위 원유 공급국인점 등에 더해 기존에 언급된 60척을 훨씬 뛰어넘는 100척의 수주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림건설이 수주해 건설 중인 브루나이 템부롱 대교.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현장을 방문해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청와대 제공) 2019.3.11/뉴스1

◇각국 정상에 원전 세일즈·한국 기업 기술력 자랑도…'홍보대사' 문 대통령 외교 성과 가시화

문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한 경제계 인사들은 문 대통령이 세일즈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인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단위에서 조율에 난항을 겪다가도 정상 간 만남에서 언급만으로도 수월하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는 후문이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현지 교민들의 문 대통령 순방 요청이 쇄도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원전 세일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방문해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1호기 건설 완료 행사에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함께 참석해 양국의 원전 협력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 자리에서 사우디아라비라와의 원전 수주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한국 근로자들과 만나 "UAE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에 '한국은 유능한 파트너'라고 선전해준다"고 밝힌 바 있다.

2018년 11월에 체코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안드레이 바비쉬 체코 총리와의 회담에서 "한국은 현재 24기의 원전을 운영 중에 있고, 지난 40년간 원전을 운영하면서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라며 "바라카 원전의 경우도 사막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도 비용 추가 없이 공기를 완벽하게 맞췄다"고 직접 세일하기도 했다.

2019년 3월 브루나이를 국빈방문했을 때는 국왕이 추진하는 역점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하싸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의 정상회담에서 "우리 기업들이 브루나이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로 유명한 리파스 대교와 동서국토를 연결하는 템부롱 대교의 건설 등 국왕님의 위업을 상징하는 대규모 역사에 참여해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우리 기업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시공력, 그리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국왕님께서 추진하시는 주요 국가 발전 사업들에 계속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적극 홍보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림건설이 맡은 템부롱 교량 건설현장에 직접 방문하며 의미를 더했다.

청와대는 지난 3년간 다져온 문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가 조금씩 구체적으로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굵직한 국책사업 외에도 스마트시티 등 ICT 분야 협력, 농촌협력 등 그동안의 정상회담에 따른 후속조치로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낼 것이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을 방문해 고온극복 쿨링하우스 현장을 둘러보았다. 쿨링하우스는 기후변화 등 고온에도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한 혁신적 온실의 필요성에 의해 개발된 시설로, 2018년 한-UAE 정상회담 후속조치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시설을 둘러본 문 대통령은 웃으며 "내가 UAE 왕세자에게 축구장 몇 배도 만들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는데"라고 말했고, 쿨링하우스의 기술 개발자는 "얼마든지 큰소리치셔도 된다. 세계 최고의 기술로 큰 규모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silverpa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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