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확진 46명 중 45명이 수도권.. '무증상 환자' 방역 변수
이진경 2020. 6. 4. 06:01
文대통령 "한숨 돌리나했더니 아니었다" / 개척교회 관련 확진 10명 증가 / 초기 확진 판정 70% 증상 없어 / 접촉자 조사보다 빨리 확산 우려 / '다기관염증' 의심아동 가와사키병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 지역사회 유행이 발생한 곳에서 무증상 환자·종교 소모임이라는 연결고리를 타고 수도권 내 다른 지역으로 광범위하게 번지는 양상이다. 확산 속도가 빨라 방역 당국이 역학조사로 이를 따라잡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9명으로 집계됐다. 해외유입 3명 외 46명 중 45명(서울 17명, 인천 17명, 경기 11명)이 지역발생 사례다. 전날에도 지역발생 36명 전원이 수도권 발생이었다.
최근 2주(5월20일~6월3일)간 서울 134명, 인천 122명, 경기 139명 등 총 395명의 지역발생이 확인됐다. 해외유입을 합친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512명 가운데 77%까지 비율이 높아졌다. 집단발생이 잇따르면서 5월 초 5000건 안팎이던 하루 검사 건수도 최근 1만5000∼1만7000건으로 대폭 늘어났다.
최근 2주(5월20일~6월3일)간 서울 134명, 인천 122명, 경기 139명 등 총 395명의 지역발생이 확인됐다. 해외유입을 합친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512명 가운데 77%까지 비율이 높아졌다. 집단발생이 잇따르면서 5월 초 5000건 안팎이던 하루 검사 건수도 최근 1만5000∼1만7000건으로 대폭 늘어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숨 돌리나 했더니 아니었다”며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 집단감염이 그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문 대통령은 “유흥클럽에서 시작해 물류센터, 학원, 종교시설 등에서 연달아 터져나오고 있다. 공통점은 모두 밀폐, 밀접, 밀집된 시설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태원 클럽, 쿠팡 부천물류센터 집단감염의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전날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의 접촉자 2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누적 환자는 272명이 됐다.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119명으로, 전날보다 2명 늘었다.
최근 종교시설·사업장의 산발적 집단감염도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교회는 수도권에만 33곳에 이른다.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이 22곳, 안양·군포 목회자 제주도 모임 관련과 원어성경연구회 관련이 각각 4곳, 한국대학생선교회(CCC), 구리 일가족, 쿠팡 물류센터 관련이 각 1곳씩이다.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환자는 전일 대비 10명이 증가해 이날 낮 12시 현재 55명이 확진됐다. 인천에서 목사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미추홀구 2명은 부평구 소재 교회 목사(인천 213번)의 접촉으로 1일 확진된 또 다른 목사(인천 240번)와 지난달 29∼30일 만났던 것으로 역학조사에서 확인됐다. 인천 213번 환자는 개척교회 관련 첫 환자인 인천 209번 환자의 접촉자다. 남동구와 부평구 거주 목사도 앞서 모 교회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했던 확진자 등과 만났던 것으로 조사됐다.
안양에서는 1명이 목회자 제주도 모임 관련 확진자가 이용한 식당을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KB 생명보험 TM 보험대리점에서 자가격리 중이던 3명(누적 11명)이 추가 확진된 데 이어 이날 삼성화재 역삼영업점 근무 보험설계사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와 입주 건물 10개 층이 폐쇄됐다.
방역 당국은 수도권 상황이 현재는 우리 의료체계에서 관리가 가능한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다중이용시설, 사업장뿐 아니라 교회 소모임, 동호회 등에도 방역 수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보고, ‘방역 관리자 업무 안내’를 마련해 배포했다. 각종 사적 모임에서도 방역관리자를 지정해 참석자 건강 점검, 환기·거리두기가 가능한 장소 섭외 등 역할을 하도록 권고했다.
최근 집단감염은 대부분 방역에 취약한 소규모 교회나, 소모임을 통해 전파된 경우가 많다. 특히 초기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 가운데 70%가량이 무증상으로, 감염 여부를 알기 어려운 상태였다. 종교시설 감염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방역당국은 이태원 클럽이나 부천물류센터 등과의 연관성을 의심하고 있다. 상관관계가 확인된다면 방역당국 접촉자 조사보다 빨리 코로나19 확산이 이뤄진 것이 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역사회 유행이 아직은 교내 전파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5월1~31일 3~18세의 코로나19 지역사회 발생은 40건으로, 가족 간 전파가 14건, 학원 10건, 코인노래방 3건 등이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 부천물류센터와 관련된 유행이 있는 지역감염이 무증상이나 경증환자를 통해 종교시설로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밀폐된 공간에서 노출 시에는 70%에 달하는 높은 감염률을 나타냈고, 첫 환자 발생 3일 만에 두 번째 환자가 발생하는 등 굉장히 빠른 전파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SNS에 “특별한 경계와 자제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촘촘한 방역망을 잘 구축한다 하더라도 소모임까지 일일이 통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예방 백신”이라고 당부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의심 사례로 보고된 환자 2명과 관련, 정 본부장은 “두 사례 모두 다기관염증증후군에 부합하지 않고 가와사키병 쇼크증후군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진경·박현준, 인천=강승훈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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