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규명, 여당인데 수가 적어서? 이젠 안 통해

2020. 6. 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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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활동 진단과 방향 모색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21대 국회 개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4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의 현재를 짚고 남은 과제를 살피는 토론회가 열렸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더불어민주당 세월호특조위가 주최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활동 진단과 방향 모색 토론회'가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세월호 참사를 조사 중인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이 오는 12월 종료되는 만큼 세월호 진상 규명을 이어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의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세월호 참사 6년 전이지만 제대로 된 조사는 사실상 2년여

발제자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세월호대응TF 팀장 이정일 변호사는 그간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활동의 한계와 성과를 짚었다.

이 변호사는 "2014년 감사원의 세월호 감사는 청와대, 해경 지휘부를 부실하게 감사했고 감사결과를 축소해 발표했다는 의혹도 있다"며 같은 해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세월호 수사에 대해서도 "정부의 외압이 있었고, 해경 지휘부 부실 수사 등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평했다. 2015년 출범한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대해서도 "정부의 전 방위적이고 조직적인 방해로 세월호 진상규명에는 한 걸음도 나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2017년 7월 출범해 열 달 간 활동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조사에 대해서는 "세월호 선내 블랙박스를 복원해 새로운 사실을 많이 밝혀냈다"면서도 "위원들이 침몰원인과 관련해 '내인설'과 '열린안(외력 가능성 존재)'으로 갈려 하나의 합의에 이르지는 못해 조사결과에서 신뢰를 얻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해서는 현재 2018년 12월 출범해 올해 12월 활동을 종료하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사참위는 △ 해경 등 유관기관 초동조치의 적정성 △ 정부의 수색구조 및 구난작업의 적정성 △ 세월호참사 특조위 등에 대한 진상규명 활동 방해 △ 세월호 변형, 손상 부위 확인 및 원인 등 14개 사안을 직권조사하고 있다.

박병우 사참위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국장은 세월호 조사 상황에 대해 "모든 게 밝혀졌다고 말씀 드릴 수는 없다"며 "이후에 어떤 기구가 되었든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는 더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국장은 "차후에 어떤 기구가 조사를 하더라도 저희가 조사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정도의 정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처한 여건에서는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활동에 대한 진단과 방향 모색 토론회. ⓒ프레시안(최용락)

세월호 진상규명 위해 해야 할 일들은?

4·16연대와 유가족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 대통령이 책임지고 피해자가 참여하는 조사·수사 방안 마련 △ 정부가 보유한 모든 세월호 참사 관련 기록과 증거의 즉시 공개 △ 사참위 조사 기간 연장, 인원 확충, 수사권 부여를 내용으로 하는 특별법 개정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진상 규명에 대한 정부 의지가 있냐 없냐'가 궁금한 게 아니라 그 의지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가 궁금하다"며 "중단 없는 진상 규명을 위해 정부가 어떤 책임을 지고 행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과 계획, 실행방안을 지금부터라도 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그동안 진상규명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만나면 '야당이어서 안 된다. 여당인데 수가 적어서 안 된다'는 등의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다"며 "이제는 진상 규명의 책임을 다 하지 못하고 다른 핑계를 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세월호 진상규명이 책임자 처벌에 매몰될 것을 우려하며, 진상규명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의견을 냈다.

전치형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는 "세월호 진상규명 보고서는 책임자 처벌을 위한 공소장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세월호 보고서는 참사의 진상을 최대한 밝히는 동시에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바꿀 것인지를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은 전 세월호특조위 조사관도 "조사위원회는 책임자 처벌을 위한 진상규명이나 구체적인 사실에만 집중하는 진상규명이 되면 안 된다"며 "생명·안전 대책으로 연결되는 진상규명, 단편적 사실관계가 아닌 전체 해석을 내놓는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박주민, 이탄희, 전해철 등 더불어민주당 세월호특별위원회 소속 의원이 대거 참석하기도 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있은 뒤 2016년부터 국민은 개혁세력에 계속 힘을 실어줬다"며 "세월호 참사에서 국민은 '무능한 지도자, 부정직한 공무원, 기업의 이윤만 옹호하는 잘못된 제도'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 아이들의 생명을 빼앗아간 것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렇다면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총체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21대 국회의 소명이라고 믿는다"며 △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 공직사회의 투명성을 위한 독립된 조사기구 설치 △ 참사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방지법 등을 입법 과제로 제시했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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