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전 협의 무시하더니 언론플레이"..서울시치과의사회, 시덱스 강행

서울시 등 "행사 자제" 요구에 불쾌감..KF94 마스크 써야 입장
행사 참석자에 방역패키지 지급..서울시 "현장점검" 대응 예고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서울시특별시치과의사회가 서울 코엑스에서 5일부터 3일간 열리는 '제17회 서울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SIDEX·시덱스 2020)'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방역당국과 대한치과의사협회, 서울시가 "행사를 자제해 달라"고 거듭 요구한 것에는 "3주일 전부터 협의를 요청했던 사안인데, 이제 와서 문제를 삼는 것은 언론 플레이에 불과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서울시치과의사회 한 간부는 5일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서울시가 내린 집합제한 명령은 금지가 아니라 방역수칙을 준수하라는 뜻"이라며 "강도 높은 방역수칙을 마련했고, 행사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행사를 진행하기 3주일 전부터 질병관리본부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는데도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며 "서울시에도 협의를 요청했더니, 강남구와 상의하라고 해 앰뷸런스(구급차) 등을 지원받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같은 조치를 취했는데도, 이제 와서 이러는 것은 (여론이 나빠지니)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 아니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서울시치과의사회가 주최하는 '시덱스'는 전 세계 8대 치과기자재 전시회이자, 국내 치과계 행사 중에서도 큰 행사로 손꼽힌다.

서울시치과의사회는 이 행사를 통해 치과산업이 다시 한번 기지개를 켤 것으로 기대했지만, 7000여명 이상이 모이다 보니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수도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소규모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의료인 단체가 대규모 행사를 개최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치과의사회는 행사장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KF94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에 한해 행사장 입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참석자는 행사장에서 즉시 퇴장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또 행사 참석자들에게 ΔKF94 마스크 Δ라텍스 장갑 Δ의료용 페이스 실드 Δ손 소독제가 들어있는 '방역 패키지'를 지급할 예정이다.

서울시치과의사회 관계자는 "행사장 참석자에게 요일별 손목 팔찌를 채우고, 전시장 곳곳에 전자기기로 태그(표시)를 해 참석자 동선을 꼼꼼히 파악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전시장 바로 옆에도 다른 박람회가 열리는데, 왜 우리만 행사를 개최하면 안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철저한 방역조치를 할 예정이며,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무분별한 행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시는 서울시치과의사회가 행사를 강행하겠다고 밝히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모든 책임을 묻고, 구상권도 청구하겠다"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이어 "(시덱스에) 현장점검을 나가 서울시가 제시한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지 점검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