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차별 멈춰라"..짓눌렸던 8분46초 묵념

최민지·오경민·김향미 기자 2020. 6. 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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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플로이드 추모' 연대 시위 "트럼프, 분노 원인 알아야"
국내 현실에도 목소리 "10년째 답보 차별금지법, 속히 제정하라"

[경향신문]

민중공동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에서 지난달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공권력 남용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에 대해 미국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에 사망한 미국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고 미국 내 반인종차별 시위에 연대하는 시민사회의 움직임이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한국YMCA전국연맹 등 시민단체로 구성된 ‘조지 플로이드 살해사건 규탄 및 반차별 공동행동’은 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일부 시위대의 폭력을 문제 삼으며 모든 시위 참여자들에 대한 살인적 폭력을 진행하기 전에 이들의 분노의 원인인 차별과 폭력의 역사와 현재의 불평등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로이드는 지난달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무릎에 목이 눌린 채 8분46초가량 바닥에 엎드려 있다가 숨졌다. 그 뒤로 미국 전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그의 죽음을 추모하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시위에 강경 진압으로 대응하면서 4일까지 13명이 사망하고 최소 5600명이 체포된 것으로 추산된다.

공동행동은 한국에도 인종과 민족, 젠더, 출신지에 따른 차별이 존재한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한 개선을 촉구했다. YMCA 김경민 사무총장은 “한국 사회는 10년 전부터 차별, 혐오발언에 대응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해왔지만 아직도 실현되지 않았다”면서 “보편적 시민권 차원에서 한국 사회에서 삶과 사회적, 문화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플로이드 사건을 보며 차별금지법이 21대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중공동행동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대발언에 나선 우다야 라이 이주공동행동 이주노조 위원장은 “미국에서 벌어지는 투쟁은 수십년간 지속되어온 인종차별과 계급차별, 코로나로 인한 차별에 대한 광범위한 투쟁”이라며 “한국에도 이주노동자가 많지만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차별과 혐오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6일에는 시민 약 300명이 검은 옷에 마스크를 쓰고 서울 명동에서 청계천 한빛공원까지 침묵 행진을 한다. 한빛공원 앞에서는 인종차별 반대를 의미하는 무릎 꿇기와 8분46초 동안 바닥에 엎드리는 추모 퍼포먼스도 벌일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플로이드의 영면을 기원하는 첫 추모식이 4일(현지시간)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렸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추모식은 시민단체 내셔널액션네트워크 주최로 이날 오후 1시 미니애폴리스 노스센트럴대학교에서 유족과 시민, 흑인 인권운동가, 정치인 등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치러졌다. 흑인 민권 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는 추모사에서 “당신(백인)들이 우리(흑인)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400년 전부터 우리가 원하고 꿈꾸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없었다”며 “이제 조지 플로이드를 위해 일어나 ‘우리 목에서 무릎을 치우라’고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민지·오경민·김향미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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