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 중 족발 뼈 날아왔다..'산에 날린 양심' 한 해 수천t

김홍준 2020. 6. 6.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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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양 삼성산에 버려진 막걸리통. 김홍준 기자
“족발 뼈에 머리를 맞아 절벽에서 추락할 뻔했다.”

그야말로 ‘뼈있는 농담’인 줄 알았다. 전미현(40·파타고니아 애슬레틱 클라이머)씨가 지난달 17일 경기도 안양의 삼성산에서 암벽 등반을 하면서 겪은 일을 들려주면서다. 그는 “등반 루트 위의 전망 좋은 자리를 잡은 한 등산객이 족발을 먹고 있었는데, 항의하니 산짐승 먹으라고 버렸고 아직 정강이뼈는 던지지 않아 다행이라는 말을 하더라”고 말했다.

국립공원 쓰레기 얼마나 나오나.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이렇게 산에 버리는 쓰레기는 국립공원에서만 최근 6년간 한 해 평균 1170t에 이른다. 수거한 쓰레기만 해당한다. 등산객이 산에서 ‘교묘하게’ 파묻거나 버린 쓰레기는 통계에 대부분 안 잡힌다. 정인철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국시모) 사무국장은 “국립공원 면적은 국토의 5%도 안 되는데, 실제 전국 산에 버려지는 쓰레기는 두 세 배가 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 입구에 산다는 이유로 쓰레기 폭탄을 맞기도한다. 등산객들이 기껏 챙겨 내려온 쓰레기를 봉투째 산어귀 주택가 담장에 버리는 것이다.

강지현 국립공원공단 환경관리부 주임은 “국립공원에서의 쓰레기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아직도 갖가지 이유로 버리는 경우가 있다”며 “예를 들어 나무젓가락은 자연의 품으로 돌려준다, 귤껍질과 달걀껍데기는 썩는다, 음식 남겨놓는 건 산짐승 살리는 길 등 저마다 자기 합리화하며 쓰레기를 던지고 온다”고 말했다. 신향희 북한산 자연환경 해설사는 “쓰레기는 집에 되가져가기가 원칙인데, 자기 합리화하면서 줍기도 힘든 장소에 버리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네이버 동물공감판을 운영하는 (주)동그람이의 김영신 대표는 “사람이 먹는 음식은 염분·당분이 많아, 짐승을 위한답시고 주다간 오히려 당뇨·고혈압에 걸리게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공원공단은 7월 31일까지 그린백에 쓰레기를 모아 그린포인트를 적립하고, 이를 블로그·SNS에 게시한 탐방객을 대상으로 백두산 탐방기회를 제공하는 ‘쓰담쓰담’ 행사를 한다.

김홍준 기자 rim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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