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의혹' 채널A 기자, 삼성 홍보와 생일파티 후 SNS 구설

박서연 기자 2020. 6. 6.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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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모처에서 식사한 후 생일 파티… 삼성 SDS 전무 "대학생 때부터 친분" 채널A 기자 "과거부터 알던 사이"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검언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채널A 백아무개 기자가 삼성그룹과 삼성 SDS 홍보팀 직원들과 생일 파티를 연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삭제하는 등 구설에 올랐다.

검언유착 의혹으로 채널A가 재승인 문턱을 간신히 넘은 상황에서 자사 기자와 삼성 관계자들의 생일파티 사진이 입길에 오르내리는 것에 채널A 내부와 외부 기자들의 시선도 따갑다.

백아무개 채널A 사회부 법조팀 기자와 서아무개 동아일보 산업부 기자는 지난달 30일 주말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이날은 백 기자 생일이었는데, 삼성 SDS 전무와 SDS 홍보팀 소속 직원 3명 등 총 4명이 이 자리에 함께했다.

▲백 기자가 지난달 31일 포스팅한 페이스북 게시글. 해당 게시글은 현재 삭제됐다.

이 자리는 백 기자가 자신의 생일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SNS(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6명이 함께 찍은 단체 사진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백 기자가 SNS에 "'꽃길'만 걸으라는 덕담 속에 어제만큼은 꽃길 자체였습니다. 축하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라고 포스팅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했던 김아무개 SDS 홍보팀 직원은 "함께 축하할 수 있어서 좋았어. 생일축하해"라고 썼고, 백 기자는 "고마워.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담당자님!"이라고 답했다. 삼성전자의 한 임직원은 "글로벌 잘생김잘생김한 백기자님 생축생축 즐겁고 신나는 주말 보내요"라는 축하의 메시지를 남겼고, 백 기자는 "ㅎㅎㅎ 과장님!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였어요~"라고 답했다.

▲지난달 31일 삼성 SDS 홍보팀 직원과 백 기자가 인스타그램에서 나눈 게시글.

백 기자와 삼성 홍보팀 직원들은 과거 인연 때문에 만든 자리였다고 말했다. 백 기자는 5일 미디어오늘에 "삼성 홍보팀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대학생 때 삼성그룹 대학생기자단 활동을 했다. 친분 있는 분들과 인사한 자리다. 삼성이라서 만난 자리가 아니다"며 "사진 올린 건 잘못이다. 행실을 조심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백 기자는 해당 SNS 글을 삭제했다.

서아무개 동아일보 기자는 "저는 전 직장에서 삼성그룹 출입 기자였다. 백 기자는 영삼성 대학생 대외활동 프로그램 출신이다. 마침 백 기자가 했던 영삼성이 홍보실 주관 프로그램이고, 회사 생활을 하면서 백 기자를 알게 돼 친목 모임으로 만난 것일 뿐이다. 사적인 모임이고, 개인적인 생일 축하 자리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아무개 삼성 SDS 전무는 "백 기자를 대학생 때부터 알았다. 밥 한번 먹자고 몇 달 전에 말했다. 케이크는 친분이 있으니까 준비했다. 친분 있는 사이인데 만나면 안 되나. 몇 달 전부터 저녁 한 번 먹자고 했다"며 "(보도가 나가면) 다음에 저와 백 기자를 못 만나버리는 관계로 만들어 버리는 것 아닌가. 아무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게시물을 올린 것 아닐까. 심각한 이야기가 오고 갔으면 만난 사진을 올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재 채널A 기자와 백 기자는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전 신라젠 대주주) 측에 접근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우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회유·협박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기자는 이 전 대표 측 인사인 지아무개씨를 지난 2월25일, 3월13일·22일 총 3차례 만났는데, 백 기자는 두 차례의 3월 만남에 동석했다. 이 사건을 조사한 채널A 진상조사위 보고서를 보면, 이 기자와 백 기자 두 사람의 통화에서 검찰 고위관계자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던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선배 기자로서 이 기자가 취재를 주도했다고 해도, 백 기자 역시 취재윤리 위반과 검언유착 의혹에선 자유로울 수 없는 것.

언론계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 삼성 차원에서 법조기자 등을 관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종합일간지 소속 한 법조팀 기자는 "삼성이 법조 기자단을 자꾸 만나려고 하는 건 알고 있다. 자리를 만들려고 한다. 그런데 삼성은 법조 기자단뿐 아니라 모든 언론사 기자를 다 관리한다.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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