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실업률, 오류로 실제보다 낮게 발표..노동통계국 "오류 원인 규명 중"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2020. 6. 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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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 노동부 실업률 통계가 실업자 분류 착오로 실제보다 낮게 발표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가 전날 발표한 고용동향에서 5월 미국의 실업률이 전달보다 1.4%포인트 감소한 13.3%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16.3%일 가능성이 높다고 BLS가 인정했다는 것이다.

BLS는 전날 발표한 고용동향 보고서의 맨 아래에 붙인 주석에서 통계 수집 과정에서 ‘분류오류’가 있었다면서 “오류가 없었다면 전체 실업률은 보고된 것보다 3%포인트 높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업자류 분류됐어야 할 사람 가운데 일부가 취업자로 분류됐다는 것이다. BLS는 ‘일시적 실업자’로 분류했어야 하는 노동자 중 일부가 취업자에 속하는 ‘다른 이유로 직장 결근’이라는 항목으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다른 이유로 결근은 일반적으로 취업자가 휴가나 배심원 출석, 아동이나 친척 돌봄 등을 위해 결근하는 경우를 나타낸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감염증19 사태 이후 일시적 실업 상태로 집에 머물며 직장 복귀를 기다리는 노동자 가운데 일부가 다른 이유로 결근 항목으로 분류되는 바람에 고용동향 보고서 상의 실업률이 실제보다 낮아졌다는 것이다. 이같은 오류는 코로나19 사태로 일시적 해고나 무급휴직이 폭증하던 지난 3월부터 나타났으며 BLS는 이같은 오류를 즉각 인지하고 공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지난 3월 실업률은 BLS가 고용동향 보고서에서 발표한 4.4%가 아니라 5.4%였고, 4월 실업률은 14.7%가 아니라 19.7%에 육박했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다만 이같은 오류를 감안한 수치로 계산하더라도 미국의 5월 실업률이 4월에 비해 3.4%포인트(19.7%→16.3%)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의 실업률이 떨어졌다는 보고가 나오자 백악관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은 아마 미국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재기의 날”이라면서 환영했다.

2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됐던 5월 실업률이 예상과 달리 전달에 비해 하락한 데 이어 BLS가 통계 오류까지 시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의 참모들이 손을 댔을 수 있다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경제학자와 전직 BLS 고위 관계자들은 이런 의심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버락 오마마 전 대통령의 수석 경제학자였던 제이슨 퍼맨은 트위터에 “당신은 트럼프가 BLS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100% 무시해도 좋다. 98% 무시하거나 99.9% 무시하는 게 아니라 100% 무시다”라고 적었다. 그는 “BLS는 막대한 진실성을 지닌 2400명의 전문 직원들과 수치를 변경할 여지가 없는 정치적 임명직 1명으로 구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BLS는 고용동향 보고서에서 “BLS와 인구센서스국은 왜 이 분류 오류가 계속 발생하는지 조사 중이며, 이 문제를 대처하기 위해 추가적 조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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