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는 말조차 죄스러워" 학대로 숨진 9살 소년 추모 잇따라
[경향신문]
계모에 의해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갇혔다가 숨진 ㄱ군(9·초등학교 3학년)에 대한 추모가 온·오프라인에서 이어지고 있다.
천안시는 5일 오후부터 천안시 홈페이지에 ㄱ군을 추모하는 온라인 공간에 추모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다음 생은 행복하길’이라는 제목의 추모글쓰기 공간에는 “어른으로서 미안하다는 말조차도 죄스럽다”, “그곳에선 아프지말고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뛰어놀고 사랑받길 바란다”는 내용의 추모글 1452건(오후 4시 기준)이 게재됐다.
천안시 관계자는 “온라인에서라도 추모의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추모글쓰기 공간을 천안시 홈페이지와 블로그, 페이스북 등에 마련했다”고 말했다.
ㄱ군이 다녔던 천안 환서초등학교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ㄱ군은 2학년이던 지난해 이 학교로 전학 왔고, 초등학교 3∼4학년의 첫 등교일이던 지난 3일 세상을 떠났다.
학교 측은 교내 운동장에 천막으로 분향소를 만들고 누구나 ㄱ군을 추모할 수 있도록 했다.
ㄱ군이 거주했던 천안 서북구 백석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슬픔을 함께하려는 사람들의 추모가 계속됐다.
주민들은 작은 책상 위에 국화꽃과 과자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군것질거리를 올려놨고 “다음 생엔 맘껏 뛰어놀고 환하게 웃을 수 있길 바란다”는 내용 등의 추모 메모를 남겼다.
아동학대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아동학대 가해자 엄벌과 보호체계 마련 등을 요구하는 관련 청원 7건이 게시됐다.
‘아동학대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달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에는 현재까지 4만7152명이 동의했다.
ㄱ군은 지난 1일 오후 7시25분쯤 천안 서북구 자신 집에 있던 가로 44㎝·세로 60㎝ 여행용 가방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계모 ㄴ씨(43)는 “거짓말에 대한 훈육 차원”이라며 ㄱ군을 7시간 넘게 가방을 옮겨가며 감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ㄱ군은 구급대원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로 기계에 의존해 호흡을 하다가 병원 후송 47시간 만인 3일 오후 6시30분쯤 숨졌다.
권순재 기자 sj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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