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중재도 안통했다..여야, 여전히 '법사위원장' 충돌

민주당·통합당, 7일 원구성 협상도 결렬
박병석 의장 주재 두 차례 회동서 합의점 못 찾아
법사위원장 자리 두고 계속 충돌
민주 "일하는 국회 위해 집권당이 가져야"
통합 "여당 견제 위해서라도 관행대로 야당이 가져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7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원 구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기념사진을 찍은 뒤 자리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21대 국회 원 구성을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국회의장 주재로 다시 만났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1시간 만에 헤어졌다.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야가 이견을 못 좁힌 상황에서 민주당은 예고한 대로 8일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원장 표결을 강행할 계획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휴일인 7일에도 민주당 김태년·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를 의장실로 불러 중재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두 원내대표는 지난 5일에도 박 의장 주재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지만 서로 입장차만 확인한 상태였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이번에도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충돌했다. 법사위는 국회 내 각 상임위가 올린 법안의 체계와 자구를 심사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쉽게 말해 법안이 각 상임위를 통과해도 법사위가 제동을 걸면 본회의 상정이 어려운 것이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진척이 전혀 없었다"며 "민주당은 죽어도 법사위원장을 못주겠다는 입장이고 우리도 절대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 대표는 "민주당은 '법사위를 민주당이 가져가는 것에 동의하면 (상임위원장 배분을) 11대7석으로 하겠다', '동의하지 않으면 (민주당이) 모두 가져가겠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법사위가 계속 문제점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며 "여당이 그동안 법사위원장 자리를 가져갔는데 17대와 18대, 19대 국회에서 잘못된 선례를 만들어 계속 정쟁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과 통합당은 향후 회동 일정도 정하지 않은 채 헤어졌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7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주재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윤창원기자

결국 법사위를 두고 충돌 중인 민주당과 통합당은 이날까지 진행된 총 2번의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도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통합당은 정부와 거대 여당을 견제하고 국회 내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법사위원장은 통합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16대 국회 이후 법사위원장은 대부분 야당이 맡아왔던 관행 등을 예로 들며 이번 국회에서도 통합당이 법사위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20대 국회에선 집권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은 사례가 있지만 대신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국회의장과 예결위를 맡는 것으로 합의했다.

국회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여야 회동 직후 "국회의장이 상임위 선임요청안을 각 당에 내일 정오까지 제출하라고 요청했지만 각 당 사정이 있어서 늦춰질 수 있다"며 "여야는 비공식적 논의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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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0hoon@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