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前국무 "바이든에 투표"에 발끈한 트럼프 "진짜 먹통이.."
아버지 부시(조지 H.W. 부시)와 아들 부시(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각각 합참의장과 국무장관은 지낸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미국 대선에서 공개적으로 민주당 주자 조 바이든을 지지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에서 벗어났다고 비판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분노의 트윗'을 쏘아 올렸다.
파월 전 장관은 7일(현지시간) CNN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나는 분명히 올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사회적, 정치적 현안에 있어 조 바이든과 매우 가깝다"며 "나는 그와 35∼40년간 협력해왔다. 나는 그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지 않아야 할 이유에 대해 파월 전 장관은 효과적인 대통령이 아니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취임식 참석자 규모를 속이는 등 거짓말을 일삼았다는 게 파월 전 장관의 생각이다.
파월 전 장관은 지난 대선(2016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투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하는 말들을 듣고 나서 이 사람을 위해 투표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상황은 더 악화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에게는 헌법이 있고 우리는 그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며 "대통령은 헌법에서 벗어났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최근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관에게 체포당하는 과정에서 숨진 일로 미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서도 파월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비판했다. 군 출신 인사 등이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비판한 일을 두고 파월 전 장관은 "나는 장군과 제독, 그리고 그 외 인사들이 한 일들이 자랑스럽다"며 트럼프 비판에 동참 의사를 밝혔다.
그는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이 모든 국민에게 손을 내밀어 이 시위와 저항을 지켜보는 일"이라며 "저주하기보다는 이 상황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찾기 위해 그들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 전 장관의 인터뷰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처참한 중동 전쟁으로 끌어들인 데 대해 매우 책임이 있는 진짜 먹통인 콜린 파월이 또 다른 먹통인 슬리피 조(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롱하는 말) 바이든을 찍을 것이라고 방금 발표했다"며 "파월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를 갖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나. 그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전쟁을 치렀다"고 반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서 파월 전 장관이 과대평가됐다고 비난하며 자신의 정치적 성과를 나열하는 등 분노를 참지 못하는 듯한 트윗을 올렸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진중권 "韓, 그 일뽕 느낌"..'日침체 20년' 공포 고개
- '한국군 주도 연합사' 정경두 글에, 美 해명요청 왔다
- 수술중 옆 수술실 간 의사..사람 죽인 '유령성형'
- "약탈 시작땐 총격" 트럼프, 저커버그 위기로 몰다
- 中대사 "韓기업인 만나자" 광폭 행보..美견제 시작
- "유씨-하씨 동일인" 주민번호 2개로 27년 산 여자
- 쉼터 소장 죽음, 윤미향 추모사엔 "檢·기자가 괴롭혀"
- 자영업 힘든데, 민주당 "한달 일한 알바도 퇴직금"
- 윤건영 의혹 제보자 "文정부, 대의 위해 불법 눈감아"
- 시위현장 청소했더니..뉴욕 흑인 고3에게 온 행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