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년 등교개학 첫날 "또 폐쇄될까 걱정"..교내 집단감염 시험대

한유주 기자 2020. 6. 8. 10:1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8일 오전 8시40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한 학생이 KF94 마스크를 끼고 숨을 헐떡거리며 학교 정문 언덕을 걸어 올라왔다.

콧잔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는데도 틈새 없이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은 "오랜만에 학교에 와서 너무 좋은데 학교가 또 폐쇄될까봐 걱정이에요"라고 말했다.

이날 방문한 초등학교는 학교에 오는 학생 수를 전체의 3분의1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5학년 학생과 돌봄교실에 다니는 학생 180여 명만 등교하게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초5~6, 중1까지 등교..놀이동산 고3 확진에 긴장감
초여름 더위에도 보건용마스크 착용.."3개 더 챙겨"
4차 등교 수업이 실시된 8일 오전 울산 남구 문수중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교실로 들어가기 전 체온측정과 손 소독을 하기 위해 거기를 두고 대기하고 있다. 2020.6.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8일 오전 8시40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한 학생이 KF94 마스크를 끼고 숨을 헐떡거리며 학교 정문 언덕을 걸어 올라왔다. 콧잔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는데도 틈새 없이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은 "오랜만에 학교에 와서 너무 좋은데 학교가 또 폐쇄될까봐 걱정이에요"라고 말했다.

이날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1학년까지 학교에 나가게 되면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특수학교의 순차 등교개학이 마무리됐다. 예정된 등교일보다 99일 늦게 학교에 돌아온 학생들과 교사들은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있으면서도, 50명대로 늘어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일일 추가 확진자 추이에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방문한 초등학교는 학교에 오는 학생 수를 전체의 3분의1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5학년 학생과 돌봄교실에 다니는 학생 180여 명만 등교하게 했다. 6학년 학생들은 오는 12일부터 등교를 시작한다.

전날 놀이공원에 다녀온 고3 학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학교가 폐쇄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교사들은 긴장감 속에서 학생들을 맞이했다. 학생들을 맞이하는 교사들은 "키가 많이 컸네요"라며 인사를 건네면서도 행여나 마스크를 빼먹고 오는 학생들이 있을까봐 주의를 살폈다.

운동장에서 학생을 마중하던 교사 A씨는 "어제 놀이공원 기사를 보고 아주 놀랐다"며 "아직까지 교내 감염은 없어서 다행이지만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친구와 다섯 걸음 떨어져 걷기'라는 팻말을 교문 앞에서 들고 학생들이 거리를 두고 등교하게 했다. 학교 건물 입구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체크할 때도 '다섯 걸음' 만큼의 거리두기는 철저히 지켜졌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긴장감 속에서 등교 개학을 맞이했다. 무더운 초여름날 첫 등교를 하면서 대부분의 학생이 반소매 차림으로 등교를 했지만 학생들의 입에는 두꺼운 보건용 마스크 덧씌워져 있었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도 KF80 마스크를 착용한 5학년 홍모군은 "평소라면 덴탈마스크를 쓸텐데 학교에 친구들이 많아서 계속 KF80을 쓸 것"이라 말했다.

오전 6시부터 일어나 등교를 준비했다던 이모양(5학년)은 "엄마가 마스크를 계속 번갈아 끼라며 가방에 3개 더 넣어줬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때문에 급식을 먹지 않기로 한 학생들도 더러 있었다. 5학년 한모군은 "급식실에 친구들이 많아 걱정돼 오늘 급식을 안 먹을 것"이라며 집에 가서 점심을 먹겠다고 했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학생들은 점심을 먹고 오후 12시30분쯤 귀가를 할 계획이지만, 한 반에 2~3명 이상이 급식을 먹지 않기로 했다. 학교에서는 급식 도우미 선생님들이 장갑을 끼고 직접 학생들의 수저를 집어주는 등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철저히 했지만, 일부 학부모들의 우려는 여전했다.

주1회 등교를 하지만 한 반에 많으면 3~4명이 가정학습을 택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자녀를 학교에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의 우려 또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등교 개학 이후로 학교 내 감염은 단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면서도, 순차적 등교 개학이 완료된 이번 일주일이 학교생활과 방역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h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