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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일부터 실천" 文대통령 北제안 무색..靑 당혹

고수정 입력 2020. 06. 08. 13:52 수정 2020. 06. 0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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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北 "집권자 달나라 타령" 비판에도 입장 자제
대통령 제안 무시 모양새에 의도 파악 집중 모습
긍정 반응 끌어낼 '카드' 부재에 신중 모드인 듯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5월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만나 백두산 그림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북한의 갖은 엄포에도 청와대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할 수 있는 일부터 하자"는 문 대통령의 대북 제안이 무색해졌다는 평가 속에서 당혹스런 기류도 읽힌다.


청와대는 8일에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북 전단 비난 담화,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언급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이날 연락사무소 개소 이후 처음으로 개시 통화를 받지 않는 등 '냉각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는 북한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을 '남조선 집권자'로 우회적으로 표현하며 비난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문 대통령의 남북 구상에 대해 "아마 남조선 집권자가 북남합의 이후 제일 많이 입에 올린 타령을 꼽으라고 하면 '선순환 관계' 타령일 것"이라며 '달나라 타령'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 진전을 언급해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이제 북미 대화만 바라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가 놓여 있는 만큼 남북도 이 시점에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서 남북관계를 최대한 발전시켜 나간다면 그 자체로도 좋은 일"이라며 "그것이 북미 대화에 좋은 효과를 미치는 그런 선순환적인 관계를 맺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 3주년 대국민연설에서도 "코로나 상황이 진전되는 대로 우리의 제안이 북한에 받아들여지도록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문 대통령의 대북 제안을 무시한 모양새가 되면서, 청와대에는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관련한 입장 발표는 통일부에 맡기면서, 북한의 의도롤 파악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지난 3월 3일 김 제1부부장이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했을 때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의도 파악에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북한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낼 '카드' 부재로 인해 입장 발표에 신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과 함께 미국 대통령선거, 미중 갈등 등 정치적 상황이 겹치면서 남북 관계의 교착을 풀 마땅한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북·미 관계는 솔직히 올해 말까지 기대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이) '행동 없는 평화가 없다' '남북 관계에 있어서 운신의 폭을 넓혀서 나가겠다'고 한 건 북한한테는 굉장히 큰 메시지였다"며 "코로나9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도 그걸 이해해야 하는데 잔뜩 신경질이 나 있는데 남의 사정을 봐줄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청와대와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제정을 언급한 것이 하나의 '카드'로 해석된다. 정 수석부의장은 "다음 정부에서 남북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임기가 얼마 안 남은 문재인 정부도 이런 것(대북전단)의 입법 조치를 통해서 적어도 이런 문제 때문에 북한이 남북 관계에 대해 희망을 버리도록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무조건 북한에 저자세로 가라, 북한을 무조건 달래라 이런 것이 아닌 우리가 원칙은 지킨다, 미국이나 국제사회에서 뭔가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더라도 우리가 할 일은 한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북 관계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할 예정인 만큼, 이 자리에서 대북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데일리안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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