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덴털마스크' 주의보..진짜 덴털 아닌 '덴털형' 일회용 마스크가 대부분

정유미·김지원 기자 2020. 6. 8. 16: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서울 잠실에 사는 주부 김모씨(53)는 최근 대형마트에서 줄까지 서가며 ‘덴털마스크’를 구입했다. 하지만 구입한 ‘덴털마스크’가 치과 등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것가 다른 제품인 것을 확인하고 당혹스러웠다. 김씨는 “이 마스크로 코로나19를 제대로 예방할 수 있는 지, 중국산인데 괜찮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생활속 거리두기’ 방안 시행을 하루 앞둔 지난달 12일 서울 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에 안내 포스터가 붙어있다. 사진.이준헌 기자

8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할인점과 편의점까지 앞다퉈 일명 ‘덴털마스크’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최근 편의점 등에서는 덴털마스크의 판매량이 전달에 비해 2배 이상 폭증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덴털마스크를 ‘1+1’으로 판매하고 신제품도 출시하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덴털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비말(침방울) 차단용으로 정식 승인을 받지 않았거나 중국·베트남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덴털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는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덴털마스크는 말 그대로 치과·수술용인데 생산 물량에 한계가 있어 코로나19 방역 의료기관에 전량 공급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일회용 마스크는 3중구조 필터가 있다고 해도 의료용 덴털마스크와는 크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사진 연합뉴스

유통업체에서 팔리고 있는 ‘덴털마스크’는 의약외품 승인을 받지 않아 필터가 아예 없거나 성능이 KF 마스크의 10~20% 수준인 경우가 많다. 덴털마스크가 아니라 ‘덴털형’ 일회용 마스크인 것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덴털’이라는 용어를 믿고 무작정 제품을 구입할 것이 아니라 기능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날씨가 아무리 더워도 등교하는 자녀에게 시중에서 판매하는 덴털마스크가 아닌 KF 공적 마스크를 사용토록 하는 부모들도 늘고 있다. 서울 강북구에 사는 주부 진모씨(48)는 “식약처 인증도 받지 않은 중국산을 덴털마스크인줄 알고 급하게 대량 구입했다”면서 “정부 차원의 책임있는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회용 마스크에 비해 방역 효과가 높은 마스크가 식약처에서 승인을 받은 비말차당용 마스크다. 정부는 최근 웰킵스 등 4개 업체가 신청한 9개의 비말차단용 마스크에 대해서는 의약외품으로 승인했다. KF94와 KF80 등 기존 공적마스크보다 얇아 숨쉬기가 용이한 이 마스크들은 비말차단 성능이 KF 기준 55∼80% 수준으로 KF-AD 인증 표시가 붙어있다. 마스크업계 관계자는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소비자들이 일회용 마스크와 혼동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마스크 제조업체 웰킵스가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판매하기 시작하자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장시간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진 웰킵스 공식 온라인몰 캡쳐

웰킵스는 지난 5일 자사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판매를 시작했으나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리면서 한동안 서버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기도 했다. 이에 웰킵스는 자사 쇼핑몰 외에 네이버스토어에서도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이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여름이 예년보다 더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비말차단용 마스크의 수요는 계속 커질 보인다”며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할인점과 편의점 등에서도 판매하는 방안을 협의 중에 있으나 아직 판매시기와 방법 등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유미·김지원 기자 youm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