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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조계종이 비리 폭로한 노조 간부 해고한 것은 부당" 판결

조현 입력 2020. 06. 08. 16:46 수정 2020. 06. 0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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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쪽이 자승 전 총무원장의 배임 의혹을 제기한 노조 간부들에 대해 해고 등 징계 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8일 법조계와 종교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박성인 부장판사)는 민주노총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조계종지부 심원섭 지부장 등 노조원들이 조계종유지재단 등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 등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조계종의 노조원 징계는 지난해 4월 조계종 노조가 자승 스님의 배임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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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자승 전 총무원장 배임 의혹 제기
검찰, 증거불충분 불기소 처분 내리자
의혹 제기 노조원들 해고 등 징계 보복
법원 "배임 증거 부족하지만 무고 아냐..
노조활동 방해가 되레 부당노동행위" 지적

대한불교조계종 쪽이 자승 전 총무원장의 배임 의혹을 제기한 노조 간부들에 대해 해고 등 징계 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8일 법조계와 종교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박성인 부장판사)는 민주노총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조계종지부 심원섭 지부장 등 노조원들이 조계종유지재단 등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 등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민주노총 조계종지부 노조원들이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부당해고 철회와 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민주노총 조계종지부 제공

재판부는 또 심 지부장과 조계종 산하 ㈜도반HC 지회장 ㄱ씨에 대한 해고 처분과 노조원 2명에 대한 정직 처분을 모두 무효화하고, 해고·정직 기간 지급하지 않은 임금을 모두 주도록 했다. 재판부는 총무원이 노조에 100만원의 위자료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조계종의 노조원 징계는 지난해 4월 조계종 노조가 자승 스님의 배임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뤄졌다. 조계종 노조는 “2011년부터 하이트진로음료와 함께 각 사찰에 제공하는 감로수라는 상표의 생수 사업을 하면서 자승 스님이 감로수 판매 로열티 중 5억여원을 제3자인 ㈜정에 지급하도록 해 종단에 손해를 끼쳤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자승 스님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검찰은 자승 스님의 배임 혐의를 입증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했고, 총무원 쪽은 노조원들이 종단의 명예를 훼손하고 자승 스님을 비방했다는 이유로 징계 처분을 내렸다.

민주노총 조계종지부 노조원들이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종총무원청사 앞에서 해고자복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민주노총 조계종지부 제공

그러나 재판부는 “노조원들의 고발과 회견은 목적과 경위 등에 비춰 공익성이 있고, 자승 스님의 비리 의혹이 진실하다고 믿을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며 “종단과 자승 스님의 평판을 다소 저해했더라도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자승 스님의 동생이 ㈜정 이사를 지냈고, 수사기관이 자승 스님을 무혐의 처분하면서도 노조원들의 무고 혐의도 인정하지 않은 사실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조계종 쪽이 그간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는 등 노조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해 왔다는 점에서, 노조가 기자회견을 연 것도 부당하지 않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나아가 재판부는 총무원 쪽이 노조의 활동을 비난한 것이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라는 판단도 내놓았다.

노조는 “종단 수익이 되어야 할 감로수 판매 수익금의 일부가 ‘주식회사 정’이라는 실체 없는 회사에 수수료 명목으로 빠져나가 종단의 이익이 침해됐다”면서 자승 전 총무원장 개인을 고발했으나, 자승 스님이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조계종 총무원이 ‘노조가 해종세력에 동조했다’거나 ‘노조 형식을 빌려 정치 운동을 하는 단체’라고 비난하며 노조원을 징계하고 단체교섭에도 불응한 바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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