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매일경제

[단독/레이더P] 與 국회의원 전원 단톡방 내부에 올라온 이재명 저격글

윤지원 입력 2020.06.09. 11:24 수정 2020.06.16. 11: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이 경기지사가 연일 강조하는 기본소득 주장 저격
신동근 "이재명표 기본소득은 우파적 기획에 함몰된 것"

더불어민주당 176명의 의원 전원이 들어가 있는 단체 텔레그램방에서 '이재명식 기본소득'을 콕 집어 비판한 장문의 글이 올라와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를 두고 "우파적 기획에 함몰됐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

9일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에 따르면, 당내 개혁진보 성향의 신동근 의원(재선)이 최근 단체 텔레그램방에서 '한국적 현실에서 기본소득도입에 대하여'라는 글을 직접 작성해 공유했다. 이 글에서 신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는 처음에 기본소득을 복지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기본소득을 경제정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빌 게이츠 등과 서구 우파들이 기본소득에 찬성하는 이유와 정확히 부합한다. 즉 이 지사는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진보좌파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불평등 완화(해소) 대신에 경제 활성화(살리기), 경제 성장이라는 우파적 기획에 함몰됐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여권에서 이재명 지사가 가장 적극적으로 '기본소득' 띄우기에 나선 가운데 이 지사를 직접적으로 비토한 목소리가 내부에 처음 등장한 것이다. 이 지사는 2017년 대선 당시 1호 공약으로 기본소득제를 내걸었을 정도로 사실상 기본소득은 그의 '상표'에 가깝다.

신 의원은 이 같은 반대의 근거를 "이재명식의 기본소득제, 불평등을 완화하기보다 강화할 수 있다"면서 "하위계층에게 공적이전소득을 더 높게 차등적으로 지급하거나 집중적으로 지급하지 않고 동일하게 지급한다면 불평등 해소에 기여할 수 없을 것이며, 한계소비성향의 작용으로 자산 상위계층의 저축을 높여 자산 격차가 더 벌어지는 역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신 의원은 '전국민고용보험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여전히 선별복지와 사회투자가 답이다"며 "최근 논의되고 있는 국민취업제도, 전국민고용보험제가 바로 사회투자의 확대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들었다. 신 의원의 주장에 몇몇 의원들이 텔레그램방에서 "의미 있는 지적이다"는 취지의 공감을 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식 기본소득'에 대한 문제제기는 신 의원 뿐 아니라 여권 잠룡들을 중심으로도 번져 나가고 있다.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개인 페이스북에서 "지금 우선 되어야 할 것은 '전 국민 고용보험'을 비롯한 사회안전망 강화"라며 "복지(사회 안전망) 없는 기본소득은 본말의 전도"라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사각지대에 놓인 임시, 일용직 등 미가입 노동자 550만명에 대해 확실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의무 가입까지 확대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전 국민 고용보험제가 더 정의롭다"며 이 지사와의 차별화에 나서기도 했다. 박 시장은 "24조원의 예산이 있다고 하면 기본소득은 실직자와 대기업 정규직에 똑같이 월 5만원씩, 1년에 60만원을 지급할 수 있는 반면 전 국민 고용보험은 실직자에게 월 100만원씩, 1년 기준 1200만원을 지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지원 기자]

포토&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