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마포쉼터 소장, 사망전 '검찰수사관 이름' 메모 남겼다

천민아 2020. 6. 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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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마포 쉼터 소장의 유품 중에서 검찰 수사관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놓은 메모가 발견됐다.

검찰은 쉼터 소장이 수사 압박을 받아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선을 그은 상태인데, 이 메모가 작성된 시점과 경위 등에 관심이 쏠린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약 16년간 동고동락하며 가족처럼 지내온 손씨로선 검찰 압수수색, 언론의 의혹 제기 등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는게 주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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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소장 메모엔 'OOO 수사관, 010-xxxx-xxxx'
지인 "소장의 필체..작성 경위와 시점 등 몰라"
메모속 수사관은 '정의연 수사' 서부지검 소속
검찰 "숨진 소장 조사도, 출석통보도 한적 없다"
[서울=뉴시스]일본군 위안부를 위한 '평화의 우리집' 쉼터 소장 고(故) 손모(60)씨가 남긴 메모. 서울서부지검 소속 수사관의 연락처가 남겨져 있다. 서부지검은 손씨에 대해 '조사도, 출석통보도 한 적 없다'고 말한 바 있다. 2020.06.09. (사진= 故손씨 지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천민아 기자 =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마포 쉼터 소장의 유품 중에서 검찰 수사관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놓은 메모가 발견됐다. 검찰은 쉼터 소장이 수사 압박을 받아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선을 그은 상태인데, 이 메모가 작성된 시점과 경위 등에 관심이 쏠린다.

9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최근 서울 마포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선 'OOO 수사관 010-xxxx-xxxx'라고 적힌 메모가 발견됐다. 이 쉼터엔 숨진 소장 고(故) 손모씨(60)와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2) 할머니만 거주했는데, 해당 메모는 손씨의 필체라고 지인들은 설명했다.

특히 쪽지에 적힌 인물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기부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A수사관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형사부 소속이 아닌 계좌 추적 등을 지원하고 있는 부서 소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손씨 사망 사실이 알려진 지난 7일 "고인(故人)을 조사한 적도, 조사를 위한 출석을 요구한 적도 없다"고 공식 입장을 내며 '수사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다는 입장을 낸 상태다.

다만, 정의연은 검찰 해명과 달리 손씨가 지인들에게 압수수색 등 수사와 언론의 경쟁적 취재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씨와 메모에 적힌 A수사관이 실제로 전화통화를 했는지, 했다면 몇번이나 했는지, 통화 내용이 무엇인지, 메모는 언제쯤 작성됐는지 등은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A수사관은 손씨가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놓은 이유 등을 묻기 위한 통화에서 별다른 설명없이 "제가 답변드릴 일이 아니다"는 말만 하고 끊어 정확한 입장을 내지 않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손씨 개인 계좌가 지난 2017년 4월 정의기억연대가 위안부 피해자 고(故) 이순덕 할머니의 조의금을 걷을 때 이용됐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검찰도 앞서 진행된 정대협 당시 회계담당자의 소환조사에서도 이와 연계한 질문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A수사관이 이와 관련된 내용을 질문하거나 손씨에 대한 소환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연락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손씨는 지난 2004년 5월부터 최근까지 토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보살피며 함께 지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약 16년간 동고동락하며 가족처럼 지내온 손씨로선 검찰 압수수색, 언론의 의혹 제기 등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는게 주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정의연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계자들과 함께 지난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을 나서고 있다.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모씨는 지난 6일 오후 경기 파주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20.06.07. mspark@newsis.com

한편 손씨의 장례는 전날부터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여성·인권·평화·시민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날 11시에는 입관 후 미사가 진행되고, 저녁 7시에는 시민사회 주최로 추모행사를 한다.

10일에는 오전 7시30분 추도 기도를 열고 오전 9시에 발인하게 된다.

A씨는 지난 7일 오후 10시35분께 경기도 파주 소재 자택인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지난달 검찰의 쉼터 압수수색 등 수사와 언론 취재경쟁 등을 거론하며 고통스러운 심경을 호소해왔다고 정의연은 설명하고 있다.

정의연은 같은날 성명에서 "고인은 최근 정의연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며 "특히 검찰의 갑작스러운 평화의 우리집 압수수색 이후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다며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또 SNS에 "대문 밖에서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에서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하고, 매일같이 압박감에 죄인도 아닌데 죄인의식 갖게 하고 쉴 새 없이 전화벨 소리로 괴롭힐 때마다 홀로 그것을 다 감당해 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요"라고 글을 올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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