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첫 주 법안 57% '재탕'.."진짜 문제는 일 안 하는 상임위"

유호윤 2020. 6. 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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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1대 국회가 아직 원구성도 못했지만, 새로 제출된 법안들은 쌓여가고 있습니다.

지난 한 주 사이 2백 건 정도가 되고, 이 중 절반 이상은 과거에도 제출됐던 법안들입니다.

​재탕이란 지적이 나올 수도 있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유호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회의원들이 법안을 만들면 이곳 국회 의안과로 가져와 접수합니다.

21대 국회가 시작한 지난주, 접수된 법안, 벌써 195건이나 됩니다.

그런데 이 중 112건은 이전에 비슷한 법안이 제출됐던 이른바 '재탕 법안'입니다.

실적을 높이려는 의원들 꼼수라는 지적이 있지만 실상은 좀 다릅니다.

재탕 법안 중엔 이번 국회에서라도 다시 처리해야 하는 법안들도 많습니다.

'스토킹 처벌법'이 대표적입니다.

현재 경범죄로 분류된 스토킹이 연달아 강력 범죄로 이어지자 검찰까지 처벌 강화를 요구하지만 21년 동안 5번 폐기됐습니다.

[남인순/더불어민주당 의원 : "(과거엔) 스토킹처벌특례법에 대해서 그 인식이 조금 낮았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긴급 조치를 취해야만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이 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인 학대 피해 방지를 위해 요양시설에 CCTV를 설치하자는 법안도 20대 국회에서 폐기돼, 다시 발의됐습니다.

[이종성/미래통합당 의원 : "(CCTV가) 피해 사실을 증빙하기 위한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조치가 안 돼 있다 보니까. 당사자들의 요구가 많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죠."]

근본적 이유는 소관 상임위에서 법안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20대 국회 4년 동안 법안 심사 소위가 열린 것은 상임위 평균 36.6회.

1년에 9번 정도였습니다.

이렇다 보니 20대 국회 접수 법안 중 상임위 법안 심사 소위에서 처리한 건 3건 중 1건밖에 되지 않습니다.

일 안 하는 상임위 때문에 재탕, 삼탕 법안이 나오는 겁니다.

21대 재탕 법안 112건 중 20대에서 법사위까지 간 경우는 단 한 건.

나머지는 전부 소관 상임위에 있다 폐기됐습니다.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유호윤 기자 (li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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