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혼다 "살아있는 증언자 李할머니 100% 지지"

김은중 기자 2020. 6. 1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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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일본군위안부 결의안' 주도.. 前하원의원 전화 인터뷰

마이크 혼다(79)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은 3일 전화로 한 본지 인터뷰에서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운동의 영혼(soul of movement)이고, 모든 피해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살아 있는 증언자(living testimony)"라며 "그녀를 100%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정의기억연대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에 대해 "신속하고도 철저하게 수사해 이 할머니의 문제 제기에 답을 줘야 한다"고 했다.

혼다 전 의원은 2007년 미국 의회에서 '일본군위안부 결의안'을 주도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H.R. 121'이라고도 하는 이 결의안은 미국이 한일(韓日) 간 과거사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깨고 일본 정부에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일본군 성노예 인정과 사과'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컸다. 혼다 전 의원은 이후 전 세계에서 관련 결의안 55건이 통과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지난 2017년에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우리 정부에서 수교훈장 광화장을 받았다. 미국 정치권의 대표적 친한파(親韓派)로 꼽힌다.

李할머니 반갑게 포옹하는 혼다 - 마이크 혼다(왼쪽)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2007년 11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혼다 전 의원은 이용수 할머니의 두 차례 기자회견에 대해 "아무런 정치적 이익을 얻는 것도 아닌데 용기 있게 나서서 불의와 부당함을 폭로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립적 기관이 나서서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철저하고 신속하게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최근 일부 친여(親與) 인사들이 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을 폭로한 이 할머니를 향해 인신공격 등 '2차 가해'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혼다 전 의원은 "보수든 진보든 상관없이 정치가 끼어들어 이번 사태를 혼란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며 "중립적 기관이 회계 오류 등 제기된 의혹을 소상히 밝히면 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이 할머니는 성노예의 실체를 드러냈고, 위안부 운동에 거대한 추진력을 제공한 사람"이라며 생존자를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혼다 전 의원은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아베 총리가 위안부 운동의 정당성을 훼손하려 회계 부정 스캔들을 자기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결국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끌어낼 수 있는 건 정치인들"이라며 "한국 국회의원들이 이 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도 "정부 사과를 받으라는 것이지 일본을 무작정 싫어하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친일(親日)·반일(反日) 구도'를 경계했다.

혼다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도 "한국 정부가 어떤 위안부법, 결의안을 통과시켰단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는 데 더 공격적인(aggressive)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피해자들이 인정하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합의'를 도출하겠다며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공약했다. 같은 해 12월엔 "한일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거나 재협상을 하지 않은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07년 이용수 할머니의 미 의회 증언을 도운 혼다 전 의원은 한국어로 '할머니'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이용수 할머니와 통화할 기회가 있었다"며 "당신은 용기 있는 여성이고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친구들이 응원하고 있으니 힘을 내라고 말해줬다"고 했다. 이달 1일엔 미 시민 단체 '위안부정의연대(CWJC)'의 릴리안 싱 공동 의장과 함께 아시아타임스에 기고문을 싣고 "우리는 할머니의 메시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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