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택시기사 때리고, 택시 빼앗아 몰다가 '쾅'

박영서 2020. 6. 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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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술에 취한 승객이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택시를 빼앗아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낸 사건이 발생했다.

20년 택시 운전 경력에 난생처음 폭행을 당한 70대 개인택시 기사는 "가만히 있어도 몸이 떨리고, 폭행당한 기억이 떠오른다"고 피해를 호소하며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힘든 생계유지에 폭행 사건까지 겹쳐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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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기사 "가만있어도 몸이 떨려" 폭행 트라우마 호소
만취 승객에 폭행당하는 택시기사 (춘천=연합뉴스) 지난 7일 새벽 술에 취한 승객이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택시를 빼앗아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내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피해 택시기사가 가해자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모습. 2020.6.10 [피해자 차량 블랙박스 영상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지난 주말 술에 취한 승객이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택시를 빼앗아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낸 사건이 발생했다.

20년 택시 운전 경력에 난생처음 폭행을 당한 70대 개인택시 기사는 "가만히 있어도 몸이 떨리고, 폭행당한 기억이 떠오른다"고 피해를 호소하며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10일 피해자 A(73)씨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4시 30분께 춘천의 한 초등학교 인근을 지나던 중 가해자 B(30)씨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여성 2명이 택시를 세우고는 술에 만취한 B씨를 뒷좌석에 밀어 넣었다.

A씨가 목적지를 물었으나 B씨는 알아듣기 어려운 이야기를 했고, 재차 목적지를 묻는 과정에서 B씨는 답답함을 이기지 못한 듯 대뜸 차에서 내리더니 차 앞을 막아섰다.

이후 A씨에게 차에서 내릴 것을 요구하며 차 앞을 막아서고는 보닛을 주먹으로 내려친 뒤 운전석을 열어 A씨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A씨가 가까스로 현장을 벗어나자 B씨는 운전석에 앉아 차를 몰기 시작했고, 얼마 못 가 전신주를 들이받았다.

택시기사에 하차 요구하는 폭행 가해자 (춘천=연합뉴스) 지난 7일 새벽 술에 취한 승객이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택시를 빼앗아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내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가해자(왼쪽)가 택시기사에게 하차를 요구하는 모습. 2020.6.10 [피해자 차량 블랙박스 영상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B씨는 A씨와 인근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이 사건으로 A씨는 왼쪽 어금니가 일부 부서졌고, 폭행을 막는 과정에서 손등도 다쳤다.

B씨가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바람에 차 수리비도 850만원이나 나왔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힘든 생계유지에 폭행 사건까지 겹쳐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A씨는 "아직도 가만히 있어도 몸이 떨리고, 막 그 생각(폭행)이 떠오른다. 차를 고쳐도 당분간 운전대를 잡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살면서 남을 때려보지도 않고, 맞아보지도 않았는데 사건 이후 심정이 어떻게 말할 수가 없다"고 했다.

B씨는 전날 오후 A씨에게 전화해 "죄송하다. 술에 취해서 그날 일이 기억이 안 난다"며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 당일 B씨에게 상해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춘천시지부는 구속영장 기각 소식에 가해자 엄벌을 촉구하는 단체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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