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만에 피어난 '남영동 509호'의 빨간 꽃

조국현 2020. 6. 1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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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1987년 6월 항쟁은 대통령 직선제라는 민주화의 성과를 이루었고 이를 위해 수 많은 민주 투사가 피를 흘린 때입니다.

엄혹했던 그 때를 상징하는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 그 중 509호 창문에 오늘, 장미 꽃이 달렸습니다.

6.10 항쟁 33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고 박종철 열사가 숨진 이 방을 찾아 헌화 했습니다.

조국현 기잡니다.

◀ 리포트 ▶

1987년 6월 항쟁의 한복판,

[MBC 다큐스페셜 '87년 6월'] "이 꽃 받으세요. 받아야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경찰관도 대한민국 국민이에요."

국가폭력에 맞섰던 저항의 상징, 장미꽃이 33년 세월을 건너 탄압의 현장 '남영동 대공분실'에 활짝 피었습니다.

유독 창문이 작고 좁은 5층, 509호입니다.

좁고 긴 복도 안쪽은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 끝에 산화했던 곳.

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고문실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고문 피해자들의 고통을 떠올리며 무거운 표정으로 헌화했습니다.

"이 자체가 그냥 처음부터 공포감이 딱 오는 거죠. 물고문이 예정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문 대통령은 "이 불행한 공간을 민주주의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은 마술같은 위대한 기적"이라며 "우리의 민주주의는 결코 후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제도적 민주주의를 넘어 가정과 직장 등 일상으로 스며들고, 경제적 평등까지 진전시키는 민주주의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속가능하고 보다 평등한 경제는, 제도의 민주주의를 넘어 우리가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입니다."

또 "평화는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그럴수록 민주주의로 평화를 이뤄야 한다"며 "그렇게 이룬 평화만이 오래도록 우리에게 번영을 가져다줄 거"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행사는 당시의 국가폭력을 반성하는 뜻에서 현직 경찰청장이 처음 참석했고, 경찰 의장대가 의전에 나섰습니다.

MBC뉴스 조국현입니다.

(영상취재: 송록필 / 영상편집: 김민호)

조국현 기자 (joj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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