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 다섯 대 맞자..혈서 쓸래?" 험악해진 대학가

손하늘 2020. 6. 10.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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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대학가는 지금 등교 수업을 계속 할지, 말지를 두고 교수나 학생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교수들이 등교 수업에 반대하는 학생을 향해서 "혈서라도 낼 거냐"라고 묻는가 하면 "뺨을 다섯 대만 맞으라"는 막말까지 나왔습니다.

MBC가 당시 녹취를 입수 했습니다.

손하늘 기잡니다.

◀ 리포트 ▶

그제 오후 한국외대의 한 전공 수업.

A교수가 다음 학기부터는 온라인 수업은 하지 않고 대면 강의만 하겠다고 공지합니다.

[A 교수] "16주 다 대면강의를 지금처럼 한다 이거죠. 내 수업 듣는 사람은 한 푼도 받아갈 생각하지 마라. 등록금 환불 받고 싶으면 이 대면강의, 내 수업 듣지 말아라."

그러면서 대면 강의를 반대하는 건 등록금을 돌려받기 위한 것 아니냐며, 학생들을 비난합니다.

[A 교수] "돈이나 가지고 등록금 가지고 집에나 있지, 뭐하러 학교를 다니냐고…"

대면 강의에 반대하는 이메일을 보낸 학생을 예의가 없었다고 비판하더니, 급기야 막말을 쏟아냅니다.

[A 교수] "내가 하도 화가 나서 물어봤죠. 그랬더니 "등록금 때문에…" 내가 책도 잘 팔리는데 너 이리로 와. 돈 줄게, 돈이 좀 필요하면. 대신 너 나한테 뺨 따귀 다섯 대만 맞아. XXX 없으니까. 돈 받고, 한 다섯 대, 후려 패든지 이 XX."

강의가 벌어진 대강당입니다.

당시 이곳에는 70여명의 학생이 수업을 듣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해당 교수가 해야 할 온라인 수업을 한 번도 하지 않고 과제만 내주다, 일방적으로 대면 강의를 통보했다며 반발했습니다.

[김나현/한국외대 총학생회장] "좁은 강의실에서 집단 수업을 하게 되기 때문에 집단 감염의 우려가 있고, 수강생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과정 자체가 민주적인 절차였느냐…"

논란이 되자, 교수는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공지했고, 취재진에겐 "순간적으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런 갈등은 이 대학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학생들이 대면 수업과 대면시험에 반발하고 있는 한양대에서도 한 교수의 발언이 논란이 됐습니다.

보직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온라인 시험을 요구하는 학생들과의 면담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혈서라도 써서 낼 거냐"고 말했습니다.

부정행위를 안 하겠다는 다짐을 하라는 얘기인데, 결국 이 교수는 그제 학생들을 만나 사과했습니다.

[류덕경/한양대 총학생회 교육정책위원장] "'비대면 시험을 주장하는 거면 학생들 모두에게 혈서라도 받아올 수 있겠느냐…' 총장님 한 번 만나자, 면담 요청을 했는데도 면담 요청도 거부하고…"

원격 시험에서 드러난 학생들의 집단 부정행위에 이어 수업과 평가방식을 둘러싼 학교와 학생들의 갈등까지, 대학가가 극심한 코로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장동준)

손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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