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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동 대공분실, 공포·고립감 극대화 목적 설계"

이경국 입력 2020. 06. 10.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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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부 독재 시절 끔찍한 고문과 인권탄압으로 민주주의가 스러져간 곳, 바로 남영동 대공분실입니다.

건물 자체가 공포와 고립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계됐는데, 국가 폭력의 상징과도 같은 이곳의 역사를 이경국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민주화 운동에 힘쓰던 서울대생 박종철 군이 목숨을 잃고, 고 김근태 전 의원이 군사정권에 맞서다가 20일 넘는 모진 고문에 피를 쏟았던 그곳.

남영동 대공분실입니다.

고문 후유증으로 별세한 김 전 의원은 이곳을 '시간이 멈춘 영원한 저주의 세계'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 건물은 지난 1976년, 당시 최고로 평가받던 건축가 김수근 씨에 의해 설계돼 군사독재 시절 치안본부 산하에서 이른바 '공안사범' 수사에 쓰였습니다.

[유동우 / 민주인권기념관 관리소장 : 연행돼 온 사람들이 완벽한 고립감(을 느끼고), 또 (어떻게) 공포감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 이런 방향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육중한 철문과 높은 담 너머에서는 민주인사들에 대한 불법감금과 고문, 조작이 자행됐고, 원인 모를 죽음도 잇따랐습니다.

[권영근 / 고문 피해자(지난 2018년) : 큰 가방을 가져오는데, 그 안에 고문 도구가 있는 걸 다 보여줘요. 전기 고문, (얼굴에) 씌워 놓고 물을 붓는 고문들. 차례대로 가죠. 차례대로.]

국가 폭력의 상징이자 민주화 역사의 치욕 그 자체이던 대공분실.

한참 시간이 흐른 1991년에야 경찰청 보안분실로 이름이 바뀌었고, 2005년에는 반성의 의미로 경찰청 인권센터가 자리 잡기도 했습니다.

재작년부터는 운영권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 민주인권기념관으로 거듭났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 이 장소를 민주인권을 기념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해주시고 어제는 공개적으로 사과 말씀도 해 주시고…. 협력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민갑룡 / 경찰청장 : 그런 일을 기획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곳을 경찰의 역사 순례길로 지정해 새로 경찰이 된 모든 사람이 반성하고 성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민주주의와 인권교육의 장으로 탈바꿈한 남영동 대공분실.

경찰은 수사 투명화를 위해 내년까지 전국에 남은 보안 분실 18곳도 모두 철수해 본청이나 지방청으로 이전하기로 했습니다.

YTN 이경국[leekk04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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