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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라 살포가 교류협력법 위반?..'판문점선언' 법적 효력 논란

나혜윤 기자 입력 2020.06.11. 11:56 수정 2020.06.11. 13:20

통일부가 대북 전단(삐라)을 살포한 탈북자 단체에 대해 고발 조치에 나서면서, 처벌의 법적 근거로 내세운 '판문점선언'에 대한 법적 효력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11일 통일부는 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행위가 '남북교류협력법 제13조'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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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동의 무산..법적 효력 없단 관측 '우세'
자유북한운동연합 소속 회원들이 경기 연천군에서 대북전단 50만장을 북쪽으로 날려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자유북한운동연합 © 뉴스1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통일부가 대북 전단(삐라)을 살포한 탈북자 단체에 대해 고발 조치에 나서면서, 처벌의 법적 근거로 내세운 '판문점선언'에 대한 법적 효력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11일 통일부는 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행위가 '남북교류협력법 제13조'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13조는 물품의 대북 반출을 위해선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전날(10일) "단순히 전단 정도에서 최근에는 쌀, USB, 달러 등 전단이 (다양해졌고) 날아가는 기술도 다양해졌다"며 "풍선이 페트(PET)병이 됐고, 정교하게 날리려 드론까지 활용한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바뀐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고발 조치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통일부는 그동안 정부가 문제 삼지 않았던 탈북 단체들의 삐라 살포를 위법으로 판단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선 "사정 변경이 있었다"며 2018년 남북 정상이 합의한 4·27 판문점선언을 근거로 내세웠다.

이 당국자는 "남북 정상의 명시적 합의와 전단 살포의 물품 다양화, 초유의 전염병(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방역되지 않은 물품 전달이 교류협력법을 위반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즉 판문점선언 전과 후의 법 적용 기준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에는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한다'고 나와있다. 정부는 전단 살포를 위한 '수단을 철폐한다'는 부분이 이번 조치의 근거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문제는 판문점선언이 '정치적' 합의라는 점이다. 헌법상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지니기 위해선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은 조약일 때 가능하기에 판문점선언의 법적 효력을 둘러싼 쟁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국회는 2018년 당시 판문점선언의 비준 동의를 추진하려다 여야의 극렬한 대치로 무산됐다. 법조계는 남북간 정치적 합의에 대해서는 조약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해왔다.

남북관계를 법적으로 규율할 것을 합의한 최초의 공식 문서인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대해 대법원은 "남북한 당국이 각기 정치적인 책임을 지고 상호간에 그 성의있는 이행을 약속한 것이니는 하나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국가 간의 조약 또는 이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따라서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이 인정되는 것도 아니"라고 판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간 합의의 법적 효력을 위해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거쳐 법제화 할 것을 강조해왔다. 법률로써 남북간 합의를 확정하는 것은 정권이 바뀌어도 법률의 자체적 효력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두 단체의 대북 전단을 교류협력법상 '반출 물품'으로 해석할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할 것으로 보인다.

교류협력법 2조는 반입·반출에 대해 '매매·교환·임대차·사용대차·증여·사용 등을 목적으로 하는 남한과 북한 간의 물품 등의 이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페트병을 통한 물품 살포가 반출 조항에 해당한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에서 전단을 '받을' 수신인이 없어 매매·교환에 해당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처럼 정부의 법적 근거와 관련,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삐라 살포' 단체 고발을 둘러싼 여론은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판문점선언의 법적 효력 여부와 관련해 "판문점선언은 두 단체를 고발한 법적 근거라기보다 양 정상 합의 사항이기에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 준수해야 된단 측면"이라며 "법적으로는 교류협력법 (위반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freshness4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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