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논객' 손석춘의 작심비판 "盧·文 비판하면 기레기냐"

유성운 입력 2020. 6. 11. 15:55 수정 2020. 6. 1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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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춘 10일 언론 세미나에서 작심토로
"KBS·MBC 시사프로 친정부적 편향세력 영향권"
"노무현, 문재인 비판하면 '기레기'?"
"진보진영 정파성이 역사적 반동 부를 것"
"요즘 민언련 보면 가슴 아파. 성찰 없나"
10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80년 제작거부 언론투쟁 40년 세미나’에서 손석춘 건국대 교수(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KBS '저널리즘토크쇼J'는 친정부 편향 세력이 영향권", "교통방송 김어준의 시사프로그램은 노골적 진영방송"
진보성향 학자이자 언론개혁운동을 이끌어온 손석춘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공영방송과 일부 시사프로그램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10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80년 제작거부 언론투쟁 40년 세미나’에서다.

손 교수는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때 공정언론을 위해 싸워온 기자들이 사장으로 취임했다. 하지만 공영방송은 영원히 친정부 편향적일 수밖에 없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손 교수는 정파적 편향성을 드러낸 프로그램의 예시로 ‘저널리즘토크쇼 J’와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들었다. 손 교수는 지난 2월 KBS ‘저널리즘토크쇼 J’ 시즌2에 합류했다가 개인적 사정을 이유로 자진 하차했다.
그는 “대표적 보기로 저널리즘을 바로잡겠다는 KBS의 ‘저널리즘토크쇼J’가 보여주듯 KBSㆍMBC, 교통방송(TBS) 시사프로그램들은 친정부 편향 세력의 영향권 아래 있다”며 “교통방송의 김어준 시사프로그램은 노골적인 진영 방송이다. 그 결과 저널리즘은 쇼나 희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KBS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토크쇼J'. [KBS 홈페이지 캡처]

손 교수는 정부 비판에 대한 압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무현과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기레기’로 단정 짓는 해괴한 흐름을 목도하고 있다”며 “권력 감시가 저널리즘 생명임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시시비비를 가리는 수고를 접은 채 진영논리와 확증편향이 짙어가고 있다. 저널리즘 자체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점은 그들의 정파적 저널리즘 인식이 조중동보다는 한겨레·경향신문과 공영방송 저널리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시청률과 청취율, 구독률을 무기로 응집한 진보진영의 저널리즘 이해와 정파적 언행이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의 KBS와 MBC처럼 역사적 반동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언론 관련 시민단체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시민언론운동이 민주당의 하위조직으로 편입되어가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은 기우일까, 성찰이 필요한 지점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공식 홈페이지 [사진 서울시]

이 자리에선 손 교수의 주장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토론자로 나선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시민언론단체가 민주당의 하위 조직으로 편입돼 간다는 주장은 지나친 말씀이다. 이는 언론개혁 대상이자 개혁 운동에 반대하고 있는 일부 보수 언론 프레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대 국회에서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가짜뉴스 법제화를 반대해 무산시켰다”고 예시도 들었다. 정 교수는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출신이다.

이에 대해 손 교수는 “정 교수 같은 학자가 그렇게 물어보시는 것이 정말 당혹스럽다”며 “저는 (현재) 민언련의 모습을 보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 거꾸로 여쭤보고 싶다. 시민언론운동이 민주당의 하위조직으로 편입돼 가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시민사회 일각의 주장은 정말 기우일까 생각하나. 성찰할 지점이 정말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KBS ‘정치합시다’ 방송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이어 “KBS ‘정치합시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양당(더불어민주당ㆍ미래통합당 측) 유시민, 홍준표, 박형준 등을 불러서 총선을 앞두고 몇 달 동안 이야기했고 총선 결과 역시 양당 구도로 나타났는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나. 최근 ‘저널리즘토크쇼J’가 최근에 최강욱 (의원)을 불러 토크했는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나. 누군가는 그 부분을 이야기하고 지적해야 하지 않느냐. 언론학 교수가 안 하면 누가 하느냐”고 되물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아들의 법무법인 인턴 증명서를 허위 발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의원은 지난달 10일 KBS '저널리즘토크쇼J'에 출연해 조 전 장관에 대한 언론보도를 비판해 논란이 일었다. 사회부장 출신의 성재호 KBS 기자도 사내게시판 등을 통해 "조국 장관 사건의 일부 관여자로서 기소됐고 누가 보더라도 최측근인 사람을 불러서 당시 조국 관련 보도를 평가하게 한다는 것은 저널리즘 비평이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선민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는 “이전엔 어떤 언론사의 정파성만이 문제라면 지금은 시민의 정파성도 굉장히 문제”라며 “자신의 관점과 맞지 않고 자신의 의견에 어긋나면 무조건 ‘기레기’로 낙인찍는다”고 지적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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