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적 공존"..김대중 망명 시절 연설 최초 공개

신수아 입력 2020. 6. 1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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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오는 15일이면 '6·15 남북공동선언'이 나온 지 꼭 20년이 됩니다.

남북 정상이 처음으로 두 손을 맞잡고 만들었던 이 선언의 주역이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47년 전 남북의 단계적 통일 방안을 제시한 음성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북한과의 평화적 공존을 강조하는 '3단계 통일론'이었는데요.

보도에 신수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972년 10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신을 선포하자 일본 도쿄에 머물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해외 망명을 결심합니다.

그리고 이듬해, 49살의 야당 정치인 김대중은 재일교포 민주화 운동가들 앞에 섰습니다.

김대중은 이 자리에서 전쟁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오랜 구상을 밝혔습니다.

남북의 '평화적 공존' 방안입니다.

[김대중] "평화적 공존! 무엇보다도 일단 우리가 절대 전쟁하지 않고 서로 죽이지 않고, 우리가 같이 공존하는 이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남북한 UN 동시 가입'.

[김대중] "동시에 다 남북이 UN에 가입해야 한다 이겁니다. 이북도 일본 동경에다, 미국 워싱턴에다 대사관 놔라 이거예요. 우리도 모스크바나 북경에 대사관 놔.."

그리고 4대 강국의 안전 보장 약속도 받아야한다는 겁니다.

[김대중] "우리도 어느 한 나라에 대해서 특별히 특권을 주지 않을테니깐 너희들도 우리를 건들지 마라. 이것을 국제적으로 보장해달란 말입니다. 이것이 외교 기술이고 이것이 민족의 운명을 살리는 나는 '설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토대 위에서 단계적 통일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미 공고해진 분단 체제를 고려할 때 통일로 가는 가장 현실적인 지름길이라는 설명입니다.

[김대중] "제가 이미 3단계 통일론을 발표했습니다. 제1단계는 남북이 평화적 공존을 해야 하고, 제 2단계는 이와 병행해서 남북의 교류를 확대시켜 나가야 됩니다!"

'반공이 국시'였던 시절, 독재 유지를 위해 남북 대결을 악용하던 시절에 나온 파격적이면서 선구적인 평화 구상이었습니다.

[김대중] "말로만의 통일이 아니고, 자기 정권 연장하기 위해서 인기 전술로 국제적으로 현혹시키고 국민을 속이기 위해서 하는 장난이 아니고..여러분이 몽중(꿈 속)에서라도 잊지 않는 그 통일을!"

격정적인 이 연설은 김 전 대통령의 '3단계 통일론'에 관한 가장 오래된 육성 자료로, 6·15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처음 공개됐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자료제공: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 영상취재: 이상용 / 영상편집: 오유림)

신수아 기자 (newsu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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