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드론으로 평양에 대북전단 살포?
[앵커]
바로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와 몇 가지 따져보겠습니다.
이 기자, 풍선이 아니라 드론으로 평양에 전단을 날렸다는 얘기도 지금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는 거죠?
[기자]
대북전단 활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언론을 통해서 여러 차례 주장한 내용입니다.
"4월 9일 밤에 파주에서 드론 1대를 날려서 평양에 대북전단 1만여 장을 살포했다", 또 이 단체 대표는 "앞으로도 드론으로 더 많이 보낼 것이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앵커]
다른 것 다 떠나서 휴전선 가까운 지역에서 드론을 날리면 그 자체가 위법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드론은 항공안전법으로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동호회분들 다 익숙하실 텐데요.
지역 안전과 군사 보안 등을 이유로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돼 있는데, 경기도 파주시는 가장 남쪽인 산남동 일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이 금지구역에 해당합니다.
따로 군 당국 승인을 받지 않는 이상 함부로 드론을 띄워서는 안 됩니다.
또 해가 지고 난 후부터 해뜨기 전까지 '야간 비행'은 기본적으로 지역 구분 없이 무조건 금지입니다.
이 단체가 대북전달 살포에 드론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게 지난 2015년입니다.
당시에도 통일부 당국자는 "무인기 활용한 대북전단 살포행위는 항공법 등 현행법 저촉"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정말로 파주에서 평양까지 드론을 이용해서 전단을 날릴 수 있느냐, 의문이 드는데 검증을 해보니 어떻습니까?
[기자]
단체 측의 주장을 뒷받침할 영상이나 사진이 있으면 그걸 근거로 할 텐데, 이런 게 공개된 것이 없습니다.
확인을 위해서 박상학 대표에게 수 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습니다.
처음 박 대표의 주장이 나왔을 때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언론에 "최근 휴전선 일대에서 무인기 비행 궤적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여러 전문가를 통해서 기술적인 가능성을 따져봤습니다.
파주에서 평양까지 직선거리 165km입니다.
흔히 취미용 또는 방송용 드론으로 익숙한 회전익은 배터리나 연료 지속시간을 고려할 때 이 정도 비행은 불가능합니다.
상대적으로 장시간 비행이 가능한 비행기와 비슷한 모양의 고정익으로는 기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다만, 단체 측이 언론 인터뷰에서 '20kg 상당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드론' 정도의 정보는 밝혔는데, 이 정도 무게를 버티려면 고정익 동체 크기가 레이더에 안 걸리기 어려운 정도, 그러니까 크기가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보만 가지고 판단하면 대북전단을 실은 드론이 실제 평양까지 갔을 가능성은 낮은 상황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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