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대통령 욕도 시민 권리라던 盧..이게 文과의 차이"

오원석 입력 2020. 6. 12. 11:54 수정 2020. 6. 1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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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온국민공부방 제1강 '우리 시대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참석해 강연 전 물을 마시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1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 대통령이 그립다"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그러면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어록을 인용했다. 최근 진 전 교수는 여권, 청와대 인사들과 소셜미디어상에서 설전을 주고받았는데, 이들을 겨냥해 거듭 비판을 내놓은 것이다.

진 전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어록인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대통령을 욕함으로써 주권자의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면 저는 기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는 글귀를 적고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을 비방하는 것조차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로 인정했는데, 문재인 정권은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조차 국민에게 허용하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180석 차지했다고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를 빼앗아 간 것"이라며 "바로 이게 노무현과 문재인의 차이"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진 전 교수의 청와대 인사 설전은 지난 10일 시작됐다. 진 교수가 문 대통령을 겨냥해 "남이 써준 연설문을 그냥 읽고, 탁현민(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해준 이벤트를 하는 의전 대통령이란 느낌이 든다"고 하자 전직 청와대 참모들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같은 날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연설문을 고치는 사진을 올리며 "진 전 교수의 뇌피셜(망상)"이라고 받아쳤다. 하승찬 전 시민사회수석도 "대체 진중권씨는 무엇을 보고 누구에게 들은 것일까"라고 비난했고, 최우규 전 연설비서관도 "명백한 거짓"이라고 진 전 교수 측에 날을 세웠다.

다음 날인 11일에는 신동호 연설비서관이 시를 인용해 진 전 교수를 비판했다. 신 비서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을 책임지는 청와대 인사다. 신 비서관은 기형도 시인의 시를 인용하며 "어느 날 아이가 꽃을 꺾자/ 일군의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아이는 더 많은 꽃을 꺾었고/ 급기야 자기 마음속 꽃을 꺾어버리고 말았다"고 썼다. '아이'는 진 전 교수를 겨냥한 것이다.

이에 진 전 교수도 재차 같은 시로 응수하기에 이르렀다. 진 전 교수는 "정치적 논쟁에도 문학적 향취를, 좋은 일"이라며 "받았으니 저도 예의상 답시를 써 드린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빈 똥 밭'이라는 제목의 시를 지어 올리며 "어느 날 아이가 똥을 치우자/ 일군의 파리들이 아우성을 쳤다./ 아이는 더 많은 똥을 치웠고/ 급기야 그들 마음속의 똥을 치워버리고 말았다."고 썼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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