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단속에도 北 "앞으로 괴로울 것"..긴장 고조(종합)

김지현 2020. 6. 13. 13: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부 대북전단 강경 대응에도 실천 의지 문제 삼아
통전부장 "남조선 당국이 말이야 얼마나 잘 해왔나"
"뒤늦게 사태 수습한 듯 떠들지만 말 공부에 불과"
"이제부터 남조선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
서해 해안포 사격, NLL 침범, DMZ 도발 가능성
통전부 연달아 한밤 담화..美 겨냥 의도 있는 듯
정부, 보수진영 비판 속 상황 관리 필요성 커져
【판문점 =뉴시스】박진희 기자 =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열린 북미 판문점회동에 대남관계를 총괄하는 장금철(오른쪽)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 부장은 지난 4월 10일 열린 노동당 7기 4차 전원회의에서 해임된 김영철 부장 후임으로 통일전선부장에 임명됐으나 그 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 부장의 공개석상 등장은 북한의 대남라인 정비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해 향후 북한이 남북관계에 어떻게 나올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오른쪽부터 장금철 통일선전부장,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리용호 외무상, 김여정 제1부부장,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2019.06.30.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북한이 청와대와 정부의 대북전단 엄정 대응 방침에도 "남측에 대한 신뢰는 산산조각 났다"며 대남 비난을 이어갔다. 남북 긴장 국면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장금철 통일전선부장은 13일 자정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조선 속담이 그른 데 없다'는 담화를 통해 청와대가 지난 11일 발표한 대북전단 단속, 처벌 강화 방침을 비난했다.

장 부장 담화는 남측의 실천 의지에 대한 비난이 주를 이뤘다. 판문점선언에서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약속하고도 지키지 않았으니 이번에도 두고보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남측이 정상 간 합의를 이행할 진정성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해왔는데 그 연장선에 있는 비판으로 보인다.

장 부장은 "지금까지 남조선 당국이 말이야 얼마나 잘 해왔는가"라고 힐난하면서 "자기가 한 말과 약속을 이행할 의지가 없고 그것을 결행할 힘이 없으며 무맥무능했기 때문에 북남관계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판문점=뉴시스】박진희 기자 =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열린 북미 판문점회동에 대남관계를 총괄하는 장금철(사진)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9.06.30.pak7130@newsis.com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남조선의 보수패당은 '대북 저자세'와 '굴복, 굴종'을 운운하며 당국을 향해 핏대를 돋구고 있는가 하면 인간추물들은 6·15에도, 6·25에도 또다시 삐라를 살포하겠다고 게거품을 물고 설쳐대고 있다"며 "뒷다리를 잡아당기는 상전(미국)과 표현의 자유를 부르짖으며 집 안에서 터져나오는 그 모든 잡음을 어떻게 누르고 관리하겠다는 것인지 모를 일"이라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또 대북전단 금지법 제정과 관련, "이미 있던 법도 이제 겨우 써먹는 처지에 새로 만든다는 법은 아직까지 붙들고 앉아 뭉개고 있으니 그것이 언제 성사돼 빛을 보겠는가"라며 "그렇게도 북남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진심으로 우려했다면 판문점 선언이 채택된 이후 지금까지 2년이 되는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런 법 같은 것은 열번 스무번도 더 만들고 남음이 있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통일부, 집권여당까지 총출동해 백해무익한 행위니, 엄정한 대응이니 하고 분주탕을 피우면서도 고작 경찰나부랭이들을 내세워 삐라 살포를 막겠다고 하는데 부여된 공권력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그들이 변변히 조처하겠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며 "뒤늦게 사태 수습을 한 것처럼 떠들지만 어디까지나 말 공부에 불과한 어리석은 행태로만 보인다"고 비꼬았다.

[서울=뉴시스]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5월 31일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성동리에서 '새 전략핵무기 쏘겠다는 김정은' 이라는 제목의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2020.06.01. photo@newsis.com

장 부장은 "그런 서푼짜리 연극으로 화산처럼 분출하는 우리 인민의 격노를 잠재우고 가볍기 그지없는 혀놀림으로 험악하게 번져진 오늘의 사태를 어물쩍 넘기려고 타산했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오산은 없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통해 애써 가져보려했던 남조선 당국에 대한 신뢰는 산산조각이 났다"고 했다.

이어 "큰일이나 칠 것처럼 자주 흰소리를 치지만 실천은 한 걸음도 내짚지 못하는 상대와 정말로 더 이상은 마주서고 싶지 않다"며 "이제부터 흘러가는 시간들은 남조선 당국에 있어서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대남 추가 조치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지난 4일 담화 발표 이후 대북전단 금지법 제정, 단속 강화, 현행법 적용 처벌 등 방침을 밝히며 적극 대응해온 정부로서는 북한의 이 같은 반응에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장금철 통전부장 담화와 관련해서 청와대는 별도 입장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남북 합의를 준수하고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했다.

[평양=AP/뉴시스] 마스크를 착용한 북한 학생들이 6일 평양 청년공원 야외극장에서 남조선 당국과 탈북자들의 대북전단살포 등을 규탄하는 항의 군중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06.07.

앞서 청와대는 지난 1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논의 결과 대북 전단 및 물품 등 살포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고, 위반 시에는 남북교류협력법, 공유수면법, 항공안전법 등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탈북민 단체 2곳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하는 한편 법인 허가 취소 절차를 밟고 있고, 국방부는 민간인출입통제선 출입 통제를 강화했다. 경기도는 자체적으로 일부 접경지역을 위험지역으로 지정해 전단 살포자 출입을 금지하고, 위반시 현행범으로 체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련의 조치에 대해 북한이 말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함에 따라 야권의 '대북 저자세' 공세가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계속되는 북한의 대남 비난과 보수진영의 비판 속에 대북전단 추가 살포를 막고 남북관계를 안정화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북측이 강경한 입장을 취하며 남북 통신선을 차단하는 등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가운데 10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 농가 주변에 '대북 쌀 보내기 행사 절대 반대'를 표명하는 지역주민 측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0.06.10. jc4321@newsis.com

아울러 북한이 "이제부터 흘러가는 시간들은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라고 밝히며 남북 통신망 차단에 이은 추가 조치를 암시한 부분도 주목된다. 북한 통일전선부는 지난 5일 담화에서 "접경지역에서 남측이 피로해 할 일판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김 제1부부장은 4일 담화에서 정부가 대북전단 문제를 시정하지 않을 경우 개성공단 폐쇄, 남북연락사무소 철폐,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북한이 서해에서 해안포 사격, NLL(북방한계선) 침범 등 긴장 고조에 나서거나 DMZ(비무장지대)에서 도발할 가능성 등이 제기되지만, 충분한 명분 없이 먼저 남북 군사합의를 파기하는 것은 북측으로서도 부담스러운 조치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정부의 대응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대북전단 살포 단체 엄정 단속을 통한 상황 관리 필요성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의 대남기구인 통일전선부가 지난 5일에 이어 또다시 한밤(미국 기준 아침 시간)에 담화를 발표한 점도 주목된다.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 미국을 압박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fine@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