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매화나무 수천그루 싹둑..그 자리엔 태양광발전소

박진규 기자 2020. 6.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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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인 관광명소인 전남 해남 산이면 보해매실농원의 40년 이상된 매화나무 수천그루가 베어지고, 그 자리에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설 전망이다.

14일 해남군 등에 따르면 보해매실농원은 이곳 농원의 13만3318㎡에 9476㎾용량의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하겠다고 지난 2018년 12월 전기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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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해매실농원, 적자 타개책으로 발전소 부지 임대
해남군, 훼손막기 위해 매입의사 타진.."거절당해"
전남 해남군에 위치한 보해매실농원. 농원측은 경영악화를 이유로 이곳에 태양광발전소를 추진하고 있다. © News1

(해남=뉴스1) 박진규 기자 = 전국적인 관광명소인 전남 해남 산이면 보해매실농원의 40년 이상된 매화나무 수천그루가 베어지고, 그 자리에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설 전망이다.

매실농원 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메우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밝히지만 천혜의 관광자원이 사라지면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해남군이 훼손을 막기 위해 농원 매입의사를 타진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해남군 등에 따르면 보해매실농원은 이곳 농원의 13만3318㎡에 9476㎾용량의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하겠다고 지난 2018년 12월 전기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했다.

이후 2019년 6월 전기발전사업이 허가됐으며, 현재는 개발행위허가 신청에 따른 해남군 경관위원회 심의를 받고 있다.

심의는 2차례 재심의를 거친 후 이달 말 3차 심의를 앞두고 있다.

해남군 관계자는 "2차 재심의에서 법규상 미비점 보완과 함께 주민의견 수렴, 관광객 감소에 대한 해결책 제시 등을 지적했다"면서 "뚜렷하게 법적으로 위반되지 않는 한 전남도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자문을 거쳐 올해 하반기에는 발전소 허가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본격 발전소가 착공되면 1979년부터 조성된 46㏊(14만평)의 3분의 1 부지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선다. 그에 따라 40년 이상된 30여종의 매화나무 1만5000그루 중 상당부분이 잘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

보해매실농원은 매화꽃이 만개할 3월말이면 매실농원 전체가 하얀 눈밭을 연상시킬 정도로 매화꽃이 만발해 상춘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농원 측은 매화꽃이 필 때면 일반인들에게 농원을 무료 개방했으며, 매년 3월 이곳에서 열리는 땅끝 매화축제에는 5만명(지난해 기준)의 관광객이 다녀갈 정도로 명소다. 영화 '너는 내 운명'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됐다.

전남 해남군 산이면 보해매실농원에 태양광발전소가 건립되면 40년 이상된 매화나무 5천여그루가 베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News1

매년 500톤가량의 매실을 생산하는 보해매실농원은 비옥한 토양과 온화한 기후를 갖춰 매실재배의 최적지로 알려졌으며,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매실보다 향이 진하고 과육이 단단해 인기가 높다.

또 보해양조는 이곳에서 생산된 매실로 프리미엄 매실주인 '매취순'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매실 값 폭락과 재고 증가, 모기업인 보해양조의 경영난 등으로 매실농원의 경영은 계속 악화됐고, 급기야 농원부지 임대를 통한 태양광발전 건립에 나서게 됐다.

보해매실농원 측은 "매실을 따면 딸수록 손실을 보는 구조다. 1년에 3억~4억씩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대다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하고 정직원은 2명에 불과할 정도로 수익구조가 악화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태양광발전소는 경영이 너무나 어려워 돌파구를 찾는 과정의 하나"라며 "태양광 발전이 무산되더라도 농원에 매실이 아닌 타 작물재배로 전환해야 할 처지"라고 설명했다.

해남군은 지역의 대표 관광자원인 매화나무 단지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태양광 부지 매입이나 축제장소 제공에 따른 임대료 지급 등을 제시했으나 보해농원 측은 묵묵부답이다.

해남군 관계자는 "난개발을 막기 위해 주민들 편에서 태양광을 불허해도 행정심판으로 가면 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면서 "발전소를 짓겟다는 농원 측의 입장이 워낙 확고해 현재로서는 태양광발전소 건립을 막기 위한 이렇다할 방법이 없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04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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