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이 만든 마스크도..4천만장 재고 왜?

이윤정 기자 2020. 6. 1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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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트리콜로르가 새겨진 ‘메이드 인 프랑스’ 마스크를 쓰고 있다. 트리콜로르는 프랑스 국기의 삼색인 파랑, 하양, 빨강을 이용한 배색. 파랑은 자유, 하양은 평등, 빨강은 박애를 상징한다. AP연합뉴스

‘메이드 인 프랑스’ 수제마스크 판매가 저조해 프랑스 내에서 4000만장의 재고가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3월 중순부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맞서기 위해 프랑스 명품 브랜드는 물론 의류업체들이 마스크 생산에 나섰지만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서 재고만 쌓이고 있는 형국이다.

프랑스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지난 3월,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할 수 없는 국민들의 분노가 쌓이자 정부는 자국 내 의류업계에 도움을 요청했다. 루이비통과 크리스찬 디올의 모회사인 루이비통그룹(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 등 명품브랜드를 비롯해 의료업체·공장 450곳에서 마스크 제작에 나섰다.

‘메이드 인 프랑스’ 마스크는 세탁을 해 재사용할 수 있다. 20번 가량 세탁할 수 있는 수제마스크 가격은 개당 3~5유로(약 4000~6800원)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수그러들면서 마스크 수요도 점차 줄어들었다. 게다가 빨아쓰는 마스크보다 아시아 등에서 수입한 일회용 마스크 선호도가 커지면서 메이드 인 프랑스 마스크 재고는 쌓이기 시작했다.

크리스찬 디올이 마스크 제작에 나선 모습. SNS캡처


자사 제품을 만드는 대신 마스크 제작에 나섰던 업체들은 도산 위기에 처했다. 봉쇄조치로 패션업계가 움츠러든 가운데, 제작한 마스크까지 창고에 쌓이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업체들은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고, 재정경제부 국무차관까지 방송에 출연해 수입한 마스크 대신 프랑스산 마스크를 사용하자는 홍보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프랑스 기업에서 중국산 일회용 마스크를 수입해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등 일회용 마스크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다고 프랑스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아녜스 파니에-루나셰 재정경제부 국무차관은 프랑스 방송 RTL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목표는 일회용 마스크 대신 세탁 후 재사용이 가능한 마스크를 사라고 기업과 개인 구매자를 설득하는 것”이라면서 “일회용마스크는 비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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