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치 임금 못 받은 채..그대로 해고된 이주노동자

오효정 기자 2020. 6. 1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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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청 '진정' 접수했지만 지지부진..통보 없이 종결

[앵커]

뉴스룸은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비롯해서 노동자들 권리를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의 권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한 이주 노동자가 월급의 10배가 되는 돈을 받지 못한 채 쫓겨났습니다. 어렵게 노동청의 문을 두드렸지만 해결된 것이 없어서 결국 검찰에 고소장까지 냈는데, 무슨 사연인지 오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6년 우리나라 한 농장에서 일하게 된 A씨.

아침 7시부터 저녁 5시 반까지 일한다는 계약서는 글자에 불과했습니다.

하루에 10시간 넘게 일하고 한 달에 쥐는 돈은 120만 원 남짓.

그마저도 1300만 원은 받지 못했습니다.

현행법상 근로시간 규정이 농촌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노동자가 계약보다 초과해 일한 만큼의 돈은 지급돼야 합니다.

[A씨/이주노동자 : 솔직하게 말할게요. 저희가 일을 할 때 사업주가 1시간 쉬게 해주겠다고 얘기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어요.]

A씨는 2018년 어느 날 사업주가 내민 종이에 서명을 한 뒤 그대로 쫓겨났습니다.

해고 서류였던 겁니다.

밀린 임금 뿐 아니라 해고 예고 수당, 퇴직금도 받지 못했던 A씨.

사업주가 '5인 미만 사업장'이라고 허위로 신고해 연차수당도 못 받았습니다.

A씨는 자신을 이 사업장에 소개해준 고용노동부의 문을 두드렸지만 지난해 아무런 통보 없이 사건이 종결됐습니다.

현장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입니다.

[조영신/변호사 (A씨 변호인) : 노동자들이 기록한 근무시간 내용이라든가, 실질적으로 5인 이상 사업장 주장이라든가 이런 내용은 수사하지 않은 채 사용자 주장만을 바탕으로 (수사를 종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A씨는 사업주를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검찰에 고소했고, 현재 의정부 고용노동지청이 수사 중입니다.

[A씨/이주노동자 : 한국 고용노동부가 노동자의 기숙사, 일터, 사업주, 노동자에 대해서 자세하게 조사를 했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가끔은 사업주가 노동자를 괴롭힐 때도 있어요.]

(화면제공 : 지구인의 정류장)
(영상디자인 : 곽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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