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담화 직후 트럼프 "위협 시 행동 주저하지 않을 것"

김윤나영 기자 2020. 6. 14. 21: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서 북에 '맞대응 경고' 발언
"미군 임무는 미국을 지키는 것" 해외 역할론 회의적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은 13일(현지시간) “우리 국민이 위협받는다면 우리는 결코 행동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담화에서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 “다음 단계의 대적 행동을 결행할 것”이라고 한 직후 나왔다. 북한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도발을 감행하면 맞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주에 위치한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 참석해 “최근 몇 년간 미국의 전사들은 미국 국민을 위협하면 엄청난 대가를 치른다는 것을 모두에게 분명히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전쟁에는 승리를 대체할 것이 없다”는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말을 인용해 “이제부터 우리가 싸운다면 우리는 오로지 싸워 이길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군사 도발을 할 경우 군사적 맞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을 인용한 맥아더 장군은 한국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했다.

지금껏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 교착상태를 풀려 하기보다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상황관리에 주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계가 좋다”는 말을 반복하고, 국무부는 “북한은 외교로 복귀하라”고 해왔다.

하지만 북한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담화와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 집권자에게 치적 선전감이라는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리선권 외무상의 12일 담화)이라고 미국 대선을 겨냥하자, 상황을 관망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임무는 먼 나라의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적들로부터 미국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주독미군 감축설에 이어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와중에도 해외 주둔 미군 역할론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밝힌 것이다. 북한 도발 위협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은 국내외적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NBC방송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2주년이 지난 현재, 북·미관계가 ‘싱가포르 이전’으로 회귀했으며 북한이 대선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입히기 위해 10월쯤 기습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