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사슬 아동 학대 막을 수 있었다..창녕군 무책임 행정 도마

지자체 학대 가구 현장확인 안해..군 "코로나19로 방문 자제해서.."

고개 숙인 계부 (밀양=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창녕 아동학대 계부(모자 착용)가 15일 오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 도착,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이 계부는 자신의 의붓딸을 쇠사슬 등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2020.6.15 image@yna.co.kr

(창녕=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정부가 관리하는 위기 아동 예측 시스템에 경남 창녕의 9살 여아 아동 학대 가구가 등록됐지만, 관련 지자체에서 현장 방문을 하지 않아 참사를 키웠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5일 창녕군 등에 따르면 학대 가구는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행복e음 사회보장 정보시스템(이하 행복e음)에 아동 학대 가능성이 있는 가구로 등록됐다.

'행복e음'은 학대 위험이 있는 가구를 예측하는 시스템으로 지난 2018년 3월 도입됐다.

영유아 건강검진 여부, 학교 출석률 등 학대 위험 요소 41종을 분석해 학대 의심 가구로 예측되면 '아동 행복 지원 발굴 대상자'로 등록된다.

지난 1월 15일 창녕으로 전입한 학대 가구에 대한 행복e음 정보는 전입 이틀 후 창녕군과 대합면에 이관됐다.

지자체 행복e음 시스템에 관련 정보가 등록되면 해당 읍·면사무소는 3개월 이내에 해당 가구를 방문해야 한다.

창녕군의 경우 대합면사무소가 방문 기관이다.

대합면은 시스템 이관 이후 한 차례도 해당 가정을 방문하지 않았다.

창녕군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돼 보건복지부에서 방문 자제를 요청해 현장을 찾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 시스템이 관계 부서로 통보가 되지 않아 바로 확인이 되지 않는 구조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서비스를 위한 현장 방문율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 행복 지원 발굴 대상 가구 95％가 현장 방문했다.

같은 기간 경남도의 경우에도 방문율이 90％로 높았다.

또, 아동 학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코로나19 심각 단계에도 전국 지자체 다섯 곳 중 한 곳은 위기 가구를 방문해 학대 가정을 살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창녕군 대합면 관계자는 "관계자가 휴가 중이라 대답할 상황이 아니다. 더 할 말이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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