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더는 기다릴 수 없어"..금강산관광 독자 재개 가능성

구교운 기자 2020. 6. 15. 19: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운전자론' 재시동..한반도 위기 상황마다 적극적 협력·중재
정세현 민주평통 부의장 "미국 허락 구했으면 DJ때 금강산 관광 시작도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6.15/뉴스1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인 15일 대남 공세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을 향해 독자적인 남북 협력을 제안, '한반도 운전자론'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반도 운명의 주인답게 남과 북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찾고 실천해나가길 바란다"며 "국제 사회의 동의를 얻어가는 노력도 꾸준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남북이 주체적인 역할을 해나가자는 제안으로, 문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북한에 던져온 메시지다. 위기 상황에서도 기존 원칙을 재확인하며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 다시 앉히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한마디 했다고 당장 북한에서 호응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의지를 일관되게 이야기하면 (북한이 응답하는)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일관되게 남북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북미 관계를 중재하며 '운전자' 역할을 추구해왔다.

2017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미국의 전략폭격기 출격 등 위기 상황 속에서 문 대통령은 2018년 1월 북한에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을 권유하며 남북관계, 북미관계의 반전을 만들었다.

북한과 미국이 '완전한 한반도의 비핵화'를 합의한 2018년 6월12일 북미 정상회담(싱가포르) 이후 기싸움을 벌이자 문 대통령은 평양으로 달려가 김 위원장을 만나 '9·19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계획을 이끌어내며 중재 역할을 했다.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no deal)로 북미 관계는 물론 남북 관계도 교착 상태에 빠졌지만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북미 관계와 별개로 남북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4월엔 보건 분야에서 시작해 남북 간 협력의 폭을 넓혀가자고 제시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남과 북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금강산 관광 재개 및 개성공단 재가동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의 이번 공세가 수차례의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도 제재 완화, 경제적 이익 등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것에 실망과 분노를 드러낸 것이라 본다면 보건 협력보다 더 직접적이고 확대된 형태의 협력이 돌파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금강산 관광이 대북제재 대상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월 "금강산 관광이나 대북 개별방문은 대북제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더는 여건이 좋아지기만 기다릴 수 없는 시간까지 왔다"며 대북제재 해제까지 기다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곧 가시적인 행동이 뒤따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그리고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조속한 재개가 추진돼야 한다"며 논의에 불을 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만큼 문 대통령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생기지 않겠냐는 전망도 있다. 현재 북한이 올 가을 미국을 상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핵실험 등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미국 언론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의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과거 정부에서도 미국을 적극 설득하며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을 추진했던 사실을 소개하며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촉구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 때 시작한 금강산 관광, 미국에 허락받고 시작하려고 그랬으면 시작도 못했다"며 "노무현 정부 때 시작한 개성공단 개발도 미국에서 여러 가지로 제동을 걸어왔다. 미국에 개성공단의 개발의 불가피성, 또는 개성공단에 들어가는 기계가 군사적으로 전용되지 않도록 확실하게 보장되겠다고 설득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