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비디오' 손정우, 운명의 날..法, 미국 송환 여부 결정

나운채 2020. 6. 16. 09: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1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의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이 열렸다. 중계 법정 안에서 취재진이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최대 아동 음란물 웹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의 운영자 손정우(24)씨의 미국 송환 여부에 대해 16일 법원 판단이 내려질 전망이다.


법원, 손정우 ‘인도 심사’ 2차 심문기일 진행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 강영수·정문경·이재찬)는 이날 오전 손씨의 범죄인 인도 심사 청구 2차 심문기일을 진행한다.

재판부는 지난 5월에 열린 1차 심문기일에 이어 검찰과 변호인 양측에게 손씨 송환에 대한 입장을 재차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열린 심문기일에 참석하지 않았던 손씨는 이날 법정에 출석해서 직접 자신의 의견을 진술한다.

재판부는 또 손씨에 대한 검찰의 향후 수사 계획도 확인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 상황 등을 담은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법정에서 구두로 의견을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양측의 입장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다음 심문 절차를 마무리하고, 손씨 송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재판은 공개 진행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6월11일 오후 경기도 과천 법무부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법무행정 인권교육 개선추진단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법무부가 최종 결론…추미애 “법원 판결 따를 것”

손씨는 미국 연방대배심에 의해 2018년 8월 아동 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범죄인 인도와 관련해서는 돈세탁 혐의만 심사 대상에 오른다.

손씨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약 2년8개월 간 특수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이른바 ‘다크 웹(Dark Web)’에서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 성 착취물을 배포한 혐의 등으로 징역 1년6월 확정판결이 내려져 형기를 마쳤지만, ‘자유의 몸’은 되지 못했다. 출소 예정일 인도구속 영장이 발부돼 다시 구속됐기 때문이다.

재판부가 이날 심문에서 다뤄진 내용을 토대로 손씨 미국 송환 여부를 결정하면 법무부 장관이 최종적으로 인도 여부를 결론 낸다. 법조계에서는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했을 때 손씨가 미국에 송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에서 "법원 판결이 선고되면 판결의 취지를 존중하며 관련 조약·법률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 장관은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는 방침도 밝힌 바 있다.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의 아버지가 지난 5월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범죄인 인도심사 청구사건 심문 기일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뉴스1



손씨 아버지 “아들 송환 부당”…탄원서 내고 고발도

손씨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범죄인 인도 절차를 거쳐 미국으로 송환되는 것은 가혹하고, 한국에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법원과 법무부에 제출한 바 있다. 그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검찰에서 (아들을) 기소해 한국에서 중형을 받을 수 있도록 부탁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손씨 아버지는 또 아들을 서울중앙지검에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해당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신형식)에 배당돼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손씨 아버지가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기 위해 사실상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범죄인 인도법상 국내에서 재판이 진행되거나 확정될 경우 절대적 인도거절 사유에 해당되는 데 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취지다.

이에 손씨 아버지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내 아들은 죽을 죄를 졌다. 두둔하지 않는다”며 “크게 기대하진 않는다. 그래도 아비라 할 수 있는 선에선 해보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