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등록금 감면에 타교생들 "우리도"..대학들은 '요지부동'

2020. 6. 1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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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가 대학 중 처음으로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환불해 주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업으로 수업권이 침해돼 등록금을 환불해 달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첫 사례다.

다른 대학 학생들도 등록금 감면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건국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들은 특별 장학금이 아닌 등록금 환불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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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실습수업도 없고 시설 유지비도 안 드는데"
타대학들, 등록금 감면 논의 '아직'.."요구 없었다"
전대넷 "원격 수업 만족한다는 답변 7.1%에 그쳐"
학생들 "수업 질 떨어지니 등록금 환불해야" 의견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학생들이 지난 1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내 교육부 청사 앞에서 ‘등록금 반환을 위한 교육부에서 국회까지 5박 6일 대학생 릴레이 행진 선포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학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부실 수업에 따른 등록금 반환, 원격 수업 대책, 학생 안전, 인권 보장 등을 촉구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건국대가 대학 중 처음으로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환불해 주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업으로 수업권이 침해돼 등록금을 환불해 달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첫 사례다. 다른 대학 학생들도 등록금 감면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건국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들은 특별 장학금이 아닌 등록금 환불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16일 건국대에 따르면 등록금 환불은 올해 1학기 재학생 1만5000여 명(서울캠퍼스 학부생 기준) 대상으로 다음 학기 등록금 고지서에서 일정 비율을 감면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앞서 학교 측은 4월부터 8차례에 걸쳐 등록금심의소위원회를 열어 등록금 환불 방안을 논의했다. 총학생회와 학교 본부는 감면 금액을 두고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최종 감면 금액은 이번주 내로 정해질 예정이다.

건국대의 이 같은 조치에 서울 내 다른 대학들은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요구 불길이 번질까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 경희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다른 대학들은 비대면 수업에 따른 등록금 환불 결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고려대 관계자는 “여름 방학에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가 계획돼 있으나 총학생회 측에서 요구한 사항은 없고 내부에서도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연세대 관계자도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등록금 환불에 관해서는 “아직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요구가 들어온 바가 없다”고 했다.

이화여대 관계자 역시 “등심위는 지난 5월에 4차까지 개최됐지만 총학생회와 등록금 환불에 대한 조정이나 논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을 통해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경우는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경희대 관계자도 “총학생회와 협의하면서 등록금과 관련된 예산안 협의는 기말 시험 이후에 얘기하기로 했다”며 등록금 감면에 대한 논의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학생들은 이 같은 학교 측의 입장에 실망감을 나타내면서 “2학기 등록금 감면 또는 1학기 등록금을 환불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거세게 내고 있다.

고려대 4학년 남모(24)씨는 “건국대처럼 고려대도 등록금 환불을 해야 한다”며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학교도 안 갔는데 적어도 1학기 등록금에서 시설 유지비는 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화여대 휴먼기계바이오공학부에 재학 중인 김모(22)씨도 “공대의 경우 실습 수업도 안 하는데 대면 수업 때와 똑같이 등록금을 낸다는 사실이 부당하다”고 토로했다.

전대넷 역시 수업의 질 저하를 이유로 환불 요구를 이어 가고 있다. 전대넷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강의 도입 초기부터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등록금 환불을 요구해 왔다. 지난 3월 전대넷이 대학생 약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온라인 수업에 대한 설문에서 ‘만족·매우 만족한다’는 답변은 7.1%에 그쳤다. 반면 ‘불만족·매우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64.2%를 차지했다.

전대넷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건국대의 경우 기존에 특별 장학금을 학교별로 지급할 것이라는 대학들의 입장에서 진보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언제까지 원격 수업을 할지 모르는 상황인데 계절학기·2학기 등록금 감액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대넷은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 내 교육부 청사로부터 국회까지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150㎞ 도보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은 오는 20일까지 예정돼 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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