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고 주름 있는 '그' 마스크, 덴탈 마스크 아닐 수 있다?

김송이 기자 입력 2020. 6. 16. 16:42 수정 2020. 6. 16. 16:5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덴탈 마스크 아니에요?" 서울의 오후 최고기온이 섭씨 30도에 올랐던 16일.

덴탈 마스크의 정식 명칭은 '수술용 마스크'다.

공산품인 일반 일회용 마스크와 달리, 덴탈 마스크는 진료나 수술 도중 의료진의 비말(침방울)이 튀는 것을 막거나 환자의 혈액·체액 등으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덴탈마스크에는 정전기를 통해 비말을 차단하는 'MB필터'와 방수 기능이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덴탈 마스크 아니에요?"

서울의 오후 최고기온이 섭씨 30도에 올랐던 16일. 대학생 이모(22)씨는 두 마스크를 앞에 두고 고민에 빠졌다. 길이 17cm, 얇은 재질, 5겹가량의 주름 등 생김새가 똑같은 마스크인데 가격도 기능도 다르다는 것이다. 하나는 ‘일반 일회용 마스크’였고, 다른 하나는 ‘덴탈 마스크’였다. 이씨는 "일반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차이점을 구분하기 어렵다"며 "솔직히 두 마스크가 무엇이 다른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KF 인증 마스크보다 통풍이 잘되는 ‘덴탈 마스크’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지만,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는 일반 일회용 마스크와 구분하지 않고 판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마스크의 기능이 분명히 다른 만큼 잘 확인해서 사야 한다고 당부했다.

덴탈 마스크의 정식 명칭은 ‘수술용 마스크’다. 공산품인 일반 일회용 마스크와 달리, 덴탈 마스크는 진료나 수술 도중 의료진의 비말(침방울)이 튀는 것을 막거나 환자의 혈액·체액 등으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덴탈마스크에는 정전기를 통해 비말을 차단하는 ‘MB필터’와 방수 기능이 있다. 일반적으로 MB필터는 비나 땀에 젖으면 차단 효과가 떨어지는데, 덴탈 마스크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방수 기능이 더해진 것이다. 부직포 재질의 일반 일회용 마스크에는 이같은 기능이 없다.

특히 덴탈 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외품’ 승인도 받는다. 현재 이같은 승인을 받은 마스크는 보건용(KF 인증)·수술용(덴탈)·비말 차단용(KF-AD) 뿐이다. 일반 일회용 마스크는 해당하지 않는다.

인증 과정은 까다롭다고 한다. 김달환 식약처 연구관은 "덴탈 마스크가 의약외품 인증을 받기 위해선 일정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며 "액체 저항성, 산·알카리성, 포름알데하이드, 형광증백제검출, 색소침착 등 5가지 시험 통과가 필수"라고 말했다.

그러나 덴탈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반 일회용 마스크와 수술용 마스크를 혼용해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서울 서대문구 한 약국 앞에는 ‘덴탈(부직포) 마스크 5매 4000원 10매 7500원’이란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한 손님이 덴탈 마스크를 찾자 해당 약국 약사는 "문 옆에 진열돼 있다"고 안내했다. 약사가 가리킨 곳에는 의약외품 표시가 없는 중국산 일반 일회용 마스크 5종류가 놓여있었다.

온라인 쇼핑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덴탈 마스크’란 이름으로 판매하는 마스크 대부분에는 의약외품 표시가 있지 않았다. 일부 업체에서는 국가기술표준원의 KC(Korea Certification) 인증을 받았다고 홍보하지만, 이는 발암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음을 증명해줄 뿐 방역기능과는 관련 없다.

하지만 이같은 표기는 법적 처벌 대상이 아니어서 소비자가 더 잘 구분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일반 일회용 마스크를 ‘수술용 마스크’로 속여팔면 문제가 되지만, 일상적으로 쓰는 ‘덴탈 마스크’라는 표시를 넣은 경우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의약외품 인증이 없는 마스크는 이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의료 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덴탈 마스크는 오염 방지를 위해 3중 필터가 내장되고 방수 처리가 돼 있어 기본적으로 비말을 막을 차단력이 있다"며 "덴탈 마스크와 모양만 비슷한 일반 일회용 마스크는 효능 자체에 대한 검증이 되지 않아 비말 차단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